
어머니의 웃음 이상화 날이 맛도록 온 데로 헤매노라 ─ 나른한 몸으로도 시들푼 맘으로도 어둔 부엌에, 밥짓는 어머니의 나보고 웃는 빙그레웃음! 내 어려 젖 먹을…
어머니의 웃음 이상화 날이 맛도록 온 데로 헤매노라 ─ 나른한 몸으로도 시들푼 맘으로도 어둔 부엌에, 밥짓는 어머니의 나보고 웃는 빙그레웃음! 내 어려 젖 먹을…
쓰러져가는 미술관 ─ 어려서 돌아간「인순」의 신령에게 이상화 옛 생각 많은 봄철이 불타오를 때 사납게 미친 모 ― 든 욕망 ─ 회한을 가슴에 안고 나는…
시인에게 이상화 한 편의 시 그것으로 새로운 세계 하나를 낳아야 할 줄 깨칠 그 때라야 시인아, 너의 존재가 비로서 우주에게 없지 못할 너로 알려질…
선구자의 노래 이상화 나는 남 보기에 미친 사람이란다. 마는 내 알기엔 참된 사람이노라. 나를 아니꼽게 여길 이 세상에는 살려는 사람이 많기도 하여라. 오, 두려워라…
서러운 諧調해조 이상화 하얗던 해는 떨어지려 하여 헐떡이며 피 뭉텅이가 되다. 새붉은 마음은 늙어지려 하여 곯아지며 굼벵이 집이 되다. 하루 가운데 오는 저녁은 너그럽다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빈촌의 밤 이상화 봉창 구멍으로 나른하여 조으노라 깜작이는 호롱불 햇빛을 꺼리는 늙은 눈알처럼 세상 밖에서 앓는다, 앓는다. 아, 나의 마음은, 사람이란 이렇게도 광명을 그리는가…
緋音비음 ─ 「비음」의 서사 이상화 이 세기를 몰고 넣는, 어둔 밤에서 다시 어둠을 꿈꾸노라 조으는 조선의 밤 ─ 망각 뭉텅이 같은, 이 밤 속으론…
비를 타고 이상화 사람만 다라와질 줄로 알았더니 필경에는 믿고 있던 하늘까지 다라와졌다. 보리가 팔을 벌리고 달리다가 달리다가 이제는 곯아진 몸으로 목을 댓자나 빠주고 섰구나!…
비 갠 아침 이상화 밤이 새도록 퍼붓던 그 비도 그치고 동편 하늘이 이제야 불그레하다 기다리는 듯 고요한 이 땅 위로 해는 점잖게 돋아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