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밥과 맘과 들

김소월

1
얼굴이면 거울에 비추어도 보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비추어도 보지만 어쩌랴 그대여 우
리들의 뜻 갈은 백(百)을 산들 한 번을 비출 곳이 있으랴

 

2
밥먹다 죽었으면 그만일 것을 가지고
잠자다 죽었으면 그만일 것을 가지고 서로가락 그렇지 어쩌면 우리는 툭하면 제 몸만을
내세우려 하더냐 호미 잡고 들에 나려서 곡식이나 기르자

 

3
순직한 사람은 죽어 하늘나라에 가고
모질던 사람은 죽어 지옥 간다고 하여라
우리네 사람들아 그뿐 알아둘진댄 아무런 괴로움도 다시 없이 살 것을 머리 수그리고 앉
았던 그대는
다시 `돈!’ 하며 건넌 산을 건너다보게 되누나

 

4
등잔불 그무러지고 닭소리는 잦은데
여태 자지 않고 있더냐 다심도 하지 그대 요 밤 새면 내일 날이 또 있지 않우

 

5
사람아 나더러 말썽을 마소
거슬러 예는 물을 거스른다고
말하는 사람부터 어리석겠소

가노라 가노라 나는 가노라
내 성품 끄는 대로 나는 가노라
열두 길 물이라도 나는 가노라

달래어 아니 듣는 어린 적 맘이
일러서 아니 듣는 오늘날 맘의
장본이 되는 줄을 몰랐더니

 

6
아니면 아니라고
말을 하오
소라도 움마 하고 울지 않소

기면 기라고라도
말을 하오
저울추는 한 곳에 놓인다오

기라고 한대서 기뻐 뛰고
아니라고 한대서 눈물 흘리고
단념하고 돌아설 내가 아니오

 

7
금전 반짝
은전 반짝
금전과 은전이 반짝반짝

여보오
서방님그런 말 마오
넘어가요
넘어를 가요

두 손길 마주잡고 넘어나 가세
여보오
서방님
저기를 보오

엊저녁 넘던 산마루에
꽃이 꽃이
피었구려

삼 년을 살아도
몇삼 년을
잊지를 말라는 꽃이라오

그러나 세상은
내 집 길도
한 길이 아니고 열 갈래라

여보오 서방님 이 세상에
났다가 금전은 내 못 써도
당신 위해 천냥은 쓰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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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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