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비예비군 신분 정립 방향성 탐색
예비역 육군 상사
문학사(철학전공)
이진혁
1. 서론: 상비예비군의 현재, 상비예비군은 군인인가?
2025년 현재 상비예비군은 전 국군에 걸쳐 운용되는 예비전력 활용 제도로 성장했다. 이들을 부르는 명칭도 ‘상비예비군’으로 변경되었다. 15~30일 훈련받는 단기자원과 최대 180일까지 소집훈련을 통해 입영하여 훈련받는 장기자원까지 현재 운용되고 있다. 이제는 현역 군인, 군무원과 더불어 군의 전투력 발휘에 영향을 미치는 한 축이 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선발된 상비예비군에 대한 신분은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수준이다.
국군조직법을 보면, “군인”이란 전시와 평시를 막론하고 군에 복무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국군조직법 제4조 (군인의 신분 등) 그리고 “군인”의 신분보장 등을 규정하는 군인사법에서는 ‘소집’되어 군에 복무하는 예비역 및 보충역도 해당 법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군인사법 제2조 (적용범위) 하지만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에서는 “군인”이란 현역에 복무하는 장교 ․ 준사관 ․ 부사관 및 병(兵)이라고 명시한다.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2조 (정의) 다만, 같은 법에서는 소집되어 군에 복무하는 예비역 및 보충역은 군인에 준하여 법령을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해놨다.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3조 (적용범위)
이러면 예비군법예비군법 제3조의3 (비상근 예비군 제도) 을 통해 선발된 상비예비군은 예비군의 한 갈래인지, 아니면 군인인지 궁금해진다. 그러면 ‘복무’라는 단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국군조직법에서 군인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복무’하는 사람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예비군(예비역)은 “소집”을 통해서 복무 의무를 부과받고 군에서 복무할 수 있다고 한다. 병역법 제2조 (정의)
그러면 상비예비군은 “소집”되어 복무하는 사람인가 궁금해진다.
병역법에서는 ‘병력동원소집’과 ‘병력동원훈련소집’을 구분하고 있다. ‘병력훈련소집’은 전시 ․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실시한다. ‘병력동원훈련소집’은 병력동원소집에 대비한 훈련이나 점검을 위해 실시한다.병역법 제44조(병력동원소집 대상), 제49조(병력동원훈련소집 대상 등) 상비예비군은 병력소집대상자 이기 때문에 ‘소집’되는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다. 상비예비군은‘소집’되는 사람이기에 복무 의무를 부과 받는 사람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상비예비군은 군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처우에서 두 제도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병력동원소집으로 입영한 사람의 처우는 현역과 같이 한다고 하지만, 병력동원훈련소집으로 입영한 사람을 현역에 준하여 복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병역법 제48조 (병력동원소집된 사람의 복무 등), 제52조 (병력동원훈련소집된 사람의 복무)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과 같이’는 ‘앞말이 보이는 전형적인 어떤 특징처럼’의 뜻을 나타내는 격 조사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역과 같이’는 병력동원소집으로 소집된 사람은 현역과 동격의 복무를 할 수 있다고 간주할 수 있다. 하지만 ‘현역에 준하여’ 복무하는 병력동원훈련소집의 경우 ‘준하다’는 일정한 기준 다음에 이르다는 뜻으로 현역의 아래 격으로 훈련받는 사람으로 간주해도 무리가 없다.
상비예비군은 이메일 등을 통해 ‘예비군 훈련 소집통지서’를 교부받는다. 소집 명령을 받고 실제상황을 대비한 훈련을 받기 위해 입영한다. 이런 상비예비군을 국군조직법은 군인이라고 하고, 병역법과 군인 복무 기본법에서는 군인은 아니라고 정의하는 서로 충돌되는 법령이 대립하며, 선발된 상비예비군들이 신분의 정체성에 혼란을 받고 있다.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비예비군의 신분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고려하고, 어느 방향으로 진행해야 할까? 간단한 사유를 정리하며 신분 정립의 전제 사항과 방향을 탐색해 보고자 한다.
2. 방향 탐색을 위한 전제
2.1 예비군을 상비예비군과 동원예비군으로 인식 분리
2025년 현재 예비군은 ‘동원예비군’, ‘상비예비군’으로 구분하고 있다. 동원예비군은 1년에 3일 훈련받는다. 상비예비군은 소집훈련을 최소 15일에서 최장 180일까지 받는데, 이는 지원자 중에서 선발하고 있다. 같은 예비군이지만 의무복무와 지원복무라는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지금은 예비군법으로 구분하는 데 그치고 있다. 예비군제도가 70년이나 되었기 때문에, 상비예비군과 동원예비군을 분리 운용하는 점을 지속해서 홍보할 필요가 있다. 결국은 다른 예비군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2.2 장기 상비예비군과 단기 상비예비군의 분리
이렇게 구분된 상비예비군은 최대 30일까지 소집되는 ‘단기 상비예비군’과 최대 180일까지 소집되는 ‘장기 상비예비군’으로 또한 구분된다. 이 둘은 소집 기간에 따라 단기와 장기로 불리지만 근본은 상비예비군이다. 똑같은 상비예비군이지만 단기자원은 1개월에 한 번 정도 나와서 훈련을 받는 입장이라면, 장기 자원은 현역과 동일한 일과를 하면서 본인에 보직에 맞는 전/평시 임무를 수행한다. 훈련을 받는 입장이기보다는 하나의 보직을 맡고 같이 복무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장기자원이 단기자원의 주특기 훈련 교관을 담당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단기자원과 장기자원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2.3 상비예비군 신분증 발급
최초 육군에서 시작한 이 제도는 2025년 현재 국군 전체에서 장기 상비예비군을 운용하는 규모의 성장이 있었다. 육군의 경우, 동원전력사령부 이외에도 상비사단에까지 장기 상비예비군을 운용하고 있다. 이렇게 복무하는 예비군들은 각 군이나 사령부별로 상이한 디자인과 다양한 외적 품질, 선발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출입증’을 발급받아 부대 출입을 하고 있다. 또한 지금도 밀리패스를 열어보면 계급도 없고, 복무개월도 틀리고, 육군이라고 표시되면서 상징은 예비군이고, 붉은 글씨로 ‘상비예비군: 군마트(PX)만 이용 가능’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니, 열 때마다 사기가 하락하는, 있으니만 못한 모바일 신분증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출입증을 국군 전체를 아우르는 하나의 디자인으로 통일해야 한다. 어디를 가도 군의 소속원으로서 임무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증빙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군 신분증과 완전히 같은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다른 디자인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소속감 부여의 시작이 바로 신분증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신분 정립의 방향 탐색
상비예비군이라는 존재가 명확하게 구분된 다음에야 신분 정립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수 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경계가 희미한 상태로서는 신분의 정립이라는 명확한 권한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상비예비군이라는 신분 정립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까? ‘상근예비역 군인 신분 부여’, ‘상비예비군 신분 신설’, ‘현행 제도 수정’이라는 세 줄기를 탐색할 수 있었다. 하나씩 자세히 정리해보자.
3.1 상근예비역 군인 신분 부여
첫 번째는 ‘상근예비역 군인’신분을 부여하는 것이다. 역종만 다를 뿐 임무와 권한, 책임은 온전히 현역과 같은 신분을 부여하는 것이다. 상근예비역은 이미 병역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병역법 제2조 (정의 등)
병역법 제21조 (상근예비역 소집의 대상 및 선발) ① 상근예비역(常勤豫備役)소집은 징집에 의하여 상근예비역소집 대상으로 입영하여 1년의 기간 내에서 대통령령 으로 정하는 현역 복무기간을 마치고 예비역에 편입된 사람과 제65조제3항에 따라 예비역에 편입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② 지방병무청장은 현역병으로 입영할 사람 중에서 징집에 의하여 상근예비역소집 대상자를 거주지별로 선발한다. ③ 제2항에 따른 상근예비역소집 대상자 선발기준은 거주지와 신체등급ㆍ학력ㆍ연령 등 자질을 고려하여 병무청장이 정한다. ④ 지방병무청장은 제2항에 따라 상근예비역소집 대상자로 선발된 사람 중 신상변동 등으로 인하여 처음 선발된 지역에서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하여는 상근예비역소집 대상자의 선발을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제2항에 따라 상근예비역소집 대상자로 선발된 사람이 현역병으로 입영한 후에는 그 선발의 취소는 각 군 참모총장이 한다. ⑤ 제4항 본문에 따른 취소의 요건 및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병무청장이 정한다. 다만, 같은 항 단서의 경우에는 각 군 참모총장이 정한다.
병역법 제23조(상근예비역의 복무) ① 상근예비역으로 소집된 사람의 복무기간은 2년 6개월 이내로 하며, 다음 각 호의 기간을 상근예비역의 복무 기간에 산입한다.
② 상근예비역으로 소집된 사람이 제1항에 따른 복무기간을 마친 경우에는 징집에 의하여 입영한 현역병의 복무 기간을 마친 것으로 본다. ③ 상근예비역의 복무에 관하여는 이 법 또는 「군인사법」에 따른 현역병의 복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④ 각 군 참모총장은 상근예비역으로 소집된 사람에 대하여 지역방위업무를 수행하는 군부대 또는 이를 지원하는 기관에 파견하여 근무하게 한다. ⑤ 국방부장관은 상근예비역으로 소집된 사람에 대하여 군부대 밖에서 거주하게 할 수 있으며, 예산의 범위에서 급식 또는 실비 지급 등을 할 수 있다. ⑥ 상근예비역으로 소집된 사람이 징역ㆍ금고ㆍ구류의 형이나 군기교육처분을 받은 경우 또는 복무를 이탈한 경우에는 그 형의 집행일수, 군기교육처분일수 또는 복무이탈일수는 복무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⑦ 상근예비역의 소집해제 보류에 관하여는 현역병 전역 보류에 관한 제18조제4항부터 제8항까지의 규정을 준용한다. ⑧ 제1항에 따른 상근예비역의 복무기간과 소집해제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상비예비군, 특히 장기 상비예비군은 예비역에 편입되어 훈련소집 및 소집되어 군에 복무하는 사람이기에 상근예비역에 포함될 수 있는 명분이 명확하다. 병역법을 수정/추가하여 ‘장기 상비예비군에 선발되어 복무하는 사람’도 상근예비역에 포함된다면 ‘복무하는 예비역 군인’으로서의 신분을 부여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선발 및 복무 조항도 현재 장기 상비예비군 선발에 준용하게 변경하면 문제가 없을 듯하다.
이렇게 신분을 부여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첫째, 군의 입장에서는 예비전력 부대를 온전히 담당할 수 있는 예비역 군인의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면 육군의 경우 동원전력사령부 예하 부대에 부대장부터 분대장까지 현역을 거친 예비역 군인으로 배치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이 예비역들은 한 부대에 오랜 기간 근무하게 되면서 전투준비 및 장비관리, 동원훈련에 대한 높은 숙련도를 가진 전문요원으로 성장하게 된다. 또한 기존에 예비전력 부대에 근무하던 현역 요원들을 상비전력 발휘 부대에 조금이라도 더 배치할 수 있게 됨으로써 상비전력은 현역이, 예비전력은 예비역이 담당할 수 있게 된다.
둘째, 우수한 예비전력 요원을 확보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근무환경이 좋은 예비전력 부대에 근무하기 위해서 전역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다면 선발을 통해 우수한 요원들을 예비전력 부대에 배치할 수 있다. 거기에 단기 상비예비군으로 훈련받은 인원 중 우수인원을 예비역 군인으로 전환/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예상할 수 있는 단점이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상당수의 현역 요원들이 전역 후 예비전력 부대로 몰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일일 듯하다. 또한 형역 군인들은 고생하는데, 예비역 군인들은 편하게 군생활한다 라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봉급의 차이를 둔다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예비전력 부대는 동원훈련이나 필수 전술훈련을 제외하면 평상시에 위험하던가, 극심한 야근이 필요한 임무는 없기 때문에 초과근무 및 각종 수당을 제한하여 해당 계급에 맞는 본 봉급 정도만 수령할 수 있게 한다면 봉급의 엄청난 차이 때문에라도 현역에서 전역 후 예비역 군인으로 지원하는 인원수의 증가를 대처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3.2 상비예비군 신분 창설
두 번째는 ‘상비예비군’이라는 신분을 신설하는 것이다. 현재 운용되는 상비예비군에게 군에서 군인으로서의 신분을 부여하는 것이다. 현재는 예비군법에 따라 상비예비군을 선발 운영하고 있다.
| 예비군법 제3조의3(비상근 예비군 제도)
① 국방부장관은 평시에 일정기간 소집할 수 있는 예비군(이하 “비상근 예비군”이라 한다) 제도를 시행할 수 있다. ② 국방부장관은 예비역인 장교, 준사관, 부사관 및 병에 해당하는 사람 중에서 지원을 받아 비상근 예비군을 선발한다. ③ 그 밖에 비상근 예비군의 정원, 소집 분야, 소집 기간, 선발, 소집 중단, 보상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예비군법 시행령제5조의2(비상근 예비군 제도) ① 법 제3조의3제1항에 따라 평시에 일정기간 소집할 수 있는 예비군(이하 이 조에서 “비상근예비군”이라 한다)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
② 비상근예비군은 「병역법」 제46조제1항에 따라 동원되는 예비군이 수행하는 주요 직무 중 평시에 추가 훈련이 필요한 분야에 소집한다. ③ 비상근예비군의 정원은 안보환경, 군 구조 개편 정도, 상비 병력의 연차적 조정 규모 등을 고려하여 다음 각 호의 범위에서 매년 국방부장관이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를 거쳐 정한다.
④ 국방부장관은 비상근예비군을 그 선발계획을 수립하여 연 1회 선발한다. 다만, 제3항에 따른 정원에 미달하여 선발한 경우에는 수시 선발계획을 통하여 추가로 선발할 수 있다. ⑤ 국방부장관은 비상근예비군 선발계획을 선발일 30일 전까지 국방부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공고해야 한다. ⑥ 비상근예비군의 소집기간은 제1항 각 호의 범위에서 「병역법」 제50조제1항 단서에 따른 입영부대의 장 (이하 이 조에서 “입영부대장”이라 한다)이 해당 부대의 훈련계획에 따라 정한다. ⑦ 입영부대장은 선발된 비상근예비군이 질병 및 심신장애, 직무수행능력의 부족, 불성실 복무 및 개인 사정 등으로 비상근예비군 소집을 감당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소집을 중단할 수 있다. ⑧ 국방부장관은 비상근예비군이 「병역법」 제50조제1항 단서에 따라 소집된 경우 예산의 범위에서 보상비를 지급한다. ⑨ 제1항부터 제8항까지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 비상근예비군의 세부 소집 분야, 선발 등에 필요한 사항은 국방부장관이 정한다. |
현재 상비예비군 제도는 예비군법 내 조항으로 명시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는 상비예비군과 동원예비군을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입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상비예비군은 ‘소집’되는 인원들이기 때문에 동원예비군을 운영하는 법령에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법령을 분리하면서 ‘상비예비군’이라는 새로운 신분을 신설하여 이들 또한 군인의 신분으로 국방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새로운 신분으로 복무하는 상비예비군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로는 예비전력 부대에 복무하는 현역 군인들의 업무 강도 경감이다. 극소수의 인원으로 완편부대의 동원훈련, 장비관리, 전술훈련까지 감당하는 현역 요원들에 상비예비군 요원들이 증강됨으로써 조금이라도 부대의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상비예비군’이라는 명칭이긴 하지만 군인의 권한을 부여하여 ‘현역의 보조 역할’에서 벗어나 온전히 본인의 보직에 맞는 임무수행을 할 수 있는 온전한 전투 요원을 창끝부대 차원에서 확보가 가능하다.
두 번째로는 ‘허수 상비예비군’을 걸러낼 수 있다. 장기/단기 중에서도 열심히 본인 보직에서 사력을 다하는 요원들도 있는 반면, 적당한 임무만 수행하는 요원들도 있고, 아예 있는 듯 없는 듯 최소 훈련과제만 수행하고 퇴근하는 요원들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우리는 예비군이고 민간인에다가 연봉1500만원(단기는 일 15만원)밖에 되지 않는데 그렇게까지 열심히 해야 하는가’라는 말로 행동의 근거를 대고 있다. 이 요원들 주장의 핵심은 ‘나는 군인이 아니니까’라는 말이다. 이런 요원들에게 ‘군인’의 신분과 권한과 책임을 준다고 했을 때, 단지 용돈벌이 정도로 생각한 ‘허수’인원들을 애초에 걸러내고, 높은 의지를 가진 인원들로 구성할 수 있다.
그러면 단점은 뭐가 있을까? 현역 군인과의 전투서열 문제이다. 예비역 군인의 경우는 아예 예비군으로 편성된 부대에 근무하기 때문에 전투서열 정립에 문제가 없지만, 상비예비군으로서 현역과 함께 복무하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현재는 전투서열에 포함되어 선후배 관계를 정립하는 부대부터, 동네 형·동생이라고 생각하면서 상호존대 하는 부대까지 각양각색의 행태를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확인할 수 있다. 가장 현명한 대처는 상호존대 하는 것이다. 역종도 다르고, 신분의 명칭도 아예 다르기 때문에 상호 협조하는 구조로 융화되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는 아직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
두 번째는 봉급 문제이다. ‘군인’과 같은 기준의 급여를 줄 수는 없다. 현역과 동일을 수준을 제공하면 누가 현역을 하겠는가? 상비예비군은 별도의 급여체계를 구축할 수밖에 없다. 이러면 다른 부문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군의 입장에서는 현역 대비 적은 급여로 상비예비군을 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중령부터 병장까지 일 15만 원 일률지급). 이 급여 예산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해 보자. 상비예비군으로 복무하면 계급에 상관없이 최소한의 생활은 가능한 수준으로 급여를 지급하면 된다. 연 최저시급에 맞추면 된다. 2025년 기준 최저시급은 10,030원, 월급으로 환산하면 2,096,270원(세후 1,874,500원: 국민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 고용보험, 소득세, 지방소득세 제외 금액)이고, 연봉으로는 약 2,515만 원 수준이다. 이는 180일 근무하면 받을 수 있는 최대 수당인 2,700만 원보다 낮은 금액이다. 여기에 근속수당에 야간훈련수당 정도만 붙여도 의무복무자 봉급 수준 정도이기 때문에 현역 중장기 복무자의 사기도 꺾지 않으면서도 우수 예비군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생각한다.
3.3 현행 제도의 수정
마지막으로 고민할 수 있는 방법은 지금의 제도를 수정하는 것이다. 이 제도의 최고 장점은 현재 진행되는 체계의 큰 틀을 변경할 소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적은 예산으로 많은 상비예비군을 유지 및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체계가 이미 안정화가 되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훈련수당이 비과세인 것도 장점이다. 세금 공제 없이 온전한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많은 이들의 지원을 부른다. 단기 상비예비군은 동원훈련을 참가하고 훈련과제만 이수하면 되는 낮은 난이도의 임무 수행에 수준만 충족하면 본인 존재의 의의를 가질 수 있다. 장기 요원의 경우는 본인 보직에 책임감으로 가지고 훈련소집에 응하면 단기 요원에 비할 수 없는 난이도의 임무 수행을 진행하지만, 현역에 비하면 가벼운 수준이다. 임무 강도가 현역 대비 낮아서 끊임없이 지원자를 받고 보직률을 충족할 수 있다.
대신에 서론에 말했든 완전한 군인도 아니고 완전한 민간인도 아닌 애매한 신분에서 오는 단점들이 발견된다. ‘나는 비과세 15만 원이면 족하다.’, ‘군인으로서 신분을 부여받는 순간, 권한은 없지만 책임만 더 커진다.’, ‘일당쟁이 노가다가 더 무엇을 해야 하는가’, ‘15만 원 일당이면 15만 원어치만 하면 된다. 더 할 거면 재입대해라.’, ‘상비예비군을 직업으로 삼는다면, 인생을 여기에 버리는 것’, ‘지금은 민간인이라 편하게 해도 되지만, 군인이 되면 제약이 너무나 많다’ 이런 말들은 1년도 하지 않은 요원들이 하는 말이 아니다. 최소 몇 년 이상 복무한 요원들이 이 제도의 발전이 현장에서 느끼기에 너무 더디기 때문에 마음을 다쳐서 하는 말들이다. 이런 말이 나오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사기 하락’이다. 뭐, 군 수뇌부에서는 ‘힘들면 그만해라. 너 말고 인원들 많다’라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숙련된 요원들이 계속 근무하기를 바란다면 현행 제도에서 수정할 요소들이 있다.
첫 번째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의 수정이다. 제2조 (정의) 1항은 ‘“군인”이란 현역에 복무하는 장교 ․ 준사관 ․ 부사관 및 병(兵)을 말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예비역은 구분 없이 군인에 준하여 이 법을 적용한다 라고 제3조에서 말하고 있다. 이를 ‘“군인”이란 현역에 복무하는 장교 ․ 준사관 ․ 부사관 ․ 병(兵) 및 소집되어 복무하는 상비예비군을 말한다.’로 수정하면 국군조직법, 병역법과 충돌되지 않고 ‘예비역 군인’이라는 정의를 상비예비군에게 내릴 수 있게 된다. 명확한 군인이라는 구분은 상비예비군의 정체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그러면 이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군인으로 구분되면 사회생활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가?’이다. 그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소집되었을 시기에만 군인이기 때문에 소집되지 않을 때는 상비예비군으로 선발된 예비역인 사람이다. 다만, 1년에 상당수를 복무하는 장기 상비예비군의 경우는 소집해제 되었을 때도 군인의 신분을 유지 시켜주는 것이 운용에 도움이 된다. 법에 의해 보호받는다는 사실이 확정되면 임무 수행에 반드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유사시에 언제든지 현역과 함께하여 군사대비태세를 확실히 할 수 있는 신분을 갖춘 예비역 군인이 될 수 있다.
3. 결론: 신분 정립을 기대하며
몇 가지 큰 방향 연구를 통해 상비예비군의 신분 정립 방향성을 탐색했다. 어떤 방향으로 상비예비군의 신분 정립이 정립될 수 있는지 조망할 수 있었다. 이런 탐색의 결과를 가지고 상비예비군이 단지 현역에게 훈련을 받는 입장에서, 함께 복무하는 군의 조직원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