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래 윤동주 빨랫줄에 두 다리를 드리우고 흰 빨래들이 귓속 이야기하는 오후, 쨍쨍한 칠월 햇발은 고요히도 아담한 빨래에만 달린다.
빨래 윤동주 빨랫줄에 두 다리를 드리우고 흰 빨래들이 귓속 이야기하는 오후, 쨍쨍한 칠월 햇발은 고요히도 아담한 빨래에만 달린다.
꿈은 깨어지고 윤동주 잠은 눈을 떴다 그윽한 幽霧유무에서. 노래하는 종달이 도망쳐 날아나고, 지난날 봄타령하던 금잔디밭은 아니다. 塔탑은 무너졌다, 붉은 마음의 塔탑이― 손톱으로 새긴 大理石塔대리석탑이―…
가슴 2 윤동주 불 꺼진 火화독을 안고 도는 겨울밤은 깊었다. 灰재만 남은 가슴이 문풍지 소리에 떤다.
닭 윤동주 한 間간 鷄舍계사 그 너머 창공이 깃들어 자유의 향토를 잊은 닭들이 시들은 생활을 주잘대고 생산의 苦勞고로를 부르짖었다. 음산한 계사에서 쏠려 나온 외래종 레구홍,…
山林산림 윤동주 時計시계가 자근자근 가슴을 때려 不安불안한 마음을 山林산림이 부른다. 千年천년 오래인 年輪연륜에 짜들은 幽暗유암한 山林산림이, 고달픈 한몸을 抱擁포옹할 因緣인연을 가졌나 보다. 山林산림의 검은…
陽地양지 쪽 윤동주 저쪽으로 황토 실은 이 땅 봄바람이 胡人호인의 물레바퀴처럼 돌아 지나고 아롱진 사월 태양의 손길이 벽을 등진 섧은 가슴마다 올올이 만진다. 지도째기…
이런 날 윤동주 사이좋은 정문의 두 돌기둥 끝에서 五色旗오색기와 太陽旗태양기가 춤을 추는 날, 금을 그은 지역의 아이들이 즐거워하다. 아이들에게 하루의 건조한 學課학과로 해말간 倦怠권태가…
山上산상 윤동주 거리가 바둑판처럼 보이고, 강물이 배암의 새끼처럼 기는 산 위에까지 왔다. 아직쯤은 사람들이 바둑돌처럼 버려 있으리라. 한나절의 태양이 함석지붕에만 비치고, 굼벙이 걸음을 하는…
가슴 1 윤동주 소리 없는 북, 답답하면 주먹으로 두다려 보오. 그래 봐도 후― 가아는 한숨보다 못하오.
黃昏황혼 윤동주 햇살은 미닫이 틈으로 길죽한 一字일자를 쓰고 …… 지우고 …… 까마귀떼 지붕 우으로 둘, 둘, 셋, 넷, 자꾸 날아 지난다. 쑥쑥, 꿈틀꿈틀 北북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