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윤동주 휙, 휙, 휙, 소꼬리가 부드러운 채찍질로 어둠을 쫓아, 캄, 캄, 어둠이 깊다깊다 밝으오. 이제 이 洞里동리의 아침이 풀살 오는 소엉덩이처럼 푸드오. 이…
아침 윤동주 휙, 휙, 휙, 소꼬리가 부드러운 채찍질로 어둠을 쫓아, 캄, 캄, 어둠이 깊다깊다 밝으오. 이제 이 洞里동리의 아침이 풀살 오는 소엉덩이처럼 푸드오. 이…
눈 윤동주 눈이 새하얗게 와서 눈이 새물새물하오.
버선본 윤동주 어머니 누나 쓰다버린 습자지는 두었다간 뭣에 쓰나요? 그런 줄 몰랐드니 숩자지에다 내 버선 놓고 가위로 오려 버선본 만드는 걸. 어머니 내가 쓰다버린…
편지 윤동주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숙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가요? 누나…
참새 윤동주 가을지난 마당은 하이얀 종이 참새들이 글씨를 공부하지요. 째액째액 입으로 받아 읽으며 두 발로는 글씨를 연습하지요. 하로종일 글씨를 공부하여도 짹자 한자 밖에는 더…
봄 윤동주 우리 애기는 아래 발치에서 코올코올, 고양이는 부두막에서 가릉가릉, 애기 바람이 나뭇가지에서 소올소올, 아저씨 햇님이 하늘 한가운데서 째앵째앵.
무얼 먹고 사나 윤동주 바닷가 사람 물고기 잡아먹고 살고 산골엣 사람 감자 구워 먹고 살고 별나라 사람 무얼 먹고 사나.
굴뚝 윤동주 산골짜기 오막살이 낮은 굴뚝엔 몽기몽기 웨인연기 대낮에 솟나, 감자를 굽는 게지 총각애들이 깜박깜박 검으눈이 모여 앉아서 입술에 꺼멓게 숯을 바르고 옛이야기 한커리에…
햇비 윤동주 아씨처럼 나린다 보슬보슬 해ㅅ비 맞아주자 다 같이 ——옥수숫대처럼 크게 ——닷자엿자 자라게 ——햇님이 웃는다 ——나보고 웃는다. 하늘다리 놓였다 알롱알롱 무지개 노래하자 즐겁게 ——동무들아…
빗자루 윤동주 요오리 조리 베면 저고리 되고 이이렇게 베면 큰 총 되지. ——누나하고 나하고 ——가위로 종이 쏠았더니 ——어머니가 빗자루 들고 ——누나 하나 나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