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기 한용운 모기여 그대는 범의 발톱이 없고 코끼리의 코가 없으나 날카로운 입이 있다. 그대는 다리도 길고 부리도 길고 날개도 쩌르지는 아니하다. 그대는 춤도 잘추고,…
모기 한용운 모기여 그대는 범의 발톱이 없고 코끼리의 코가 없으나 날카로운 입이 있다. 그대는 다리도 길고 부리도 길고 날개도 쩌르지는 아니하다. 그대는 춤도 잘추고,…
명상 한용운 아득한 명상의 작은 배를 타고 가이없이 출렁거리는 달빛의 물결에 표류되어 멀고 먼 별나라를 넘고 또 넘어서 이름도 모르는 나라에 이르렀습니다. 이 나라에는…
만족 한용운 세상에 만족이 있느냐 인생에게 만족이 있느냐 있다면 나에게도 있으리라 세상에 만족이 있기는 있지마는 사람의 앞에만 있다 距離거리는 사람의 팔 길이와 같고, 속력은…
馬關舟中마관주중 한용운 長風吹盡侵輕夕장풍취진침경석 萬水爭飛落日圓만수쟁비낙일원 遠客孤舟烟雨裡원객고주연우리 一壺春酒到天邊일호춘주도천변 그칠 줄 모르는 바람에 저녁이 내리고 다투어 나는 물결에 가득 내리는 해는 떨어진다. 이역 나그네 안개비 속 외로운…
떠날 때의 님의 얼굴 한용운 꽃은 떨어지는 향기가 아름답습니다. 해는 지는 빛이 곱습니다. 노래는 목마친 가락이 묘합니다. 님은 떠날 때의 얼굴이 더욱 어여쁩니다. 떠나신…
登禪房後園등선방후원 한용운 兩岸寥寥萬事稀양안요요만사희 幽人自賞未輕歸유인자상미경귀 院裡微風日欲煮원리미풍일욕자 秋香無數撲禪衣추향무수박선의 양쪽 기슭 고요하여 만사가 쉬는 듯 은거하며 스스로 즐기니 돌아가지 않네. 절 안에 미풍 일고 햇살은 따가워 가을…
登高등고 한용운 偶思一極目우사일극목 躋彼危岑東제피위잠동 人去靑山外인거청산외 舟行白雨中주행백우중 長河遇酒少장하우주소 大雪入詩空대설입시공 風落枯桐急풍락고동급 殘陽映髪紅잔양영발홍 문득 멀리 바라보고 싶어 위태로운 동쪽 봉우리에 오르니 인적은 청산 밖으로 사라지고 배는 소나기…
두견새 한용운 두견새는 실컷 운다 울다가 못 다 울면 피를 흘려 운다 이별한 恨한이야 너뿐이랴마는 울래야 울지도 못하는 나는 두견새 못 된 한을 또다시…
冬至동지 한용운 昨夜雷聲至작야뇌성지 今朝意有餘금조의유여 窮山歲去後궁산세거후 故國春生初고국춘생초 開戶迓新福개호아신복 向人送舊書향인송구서 群機皆鼓動군기개고동 靜觀愛吾廬정관애오려 엊저녁 뜻밖에도 우레소리 들리더니 오늘 아침 기쁨에 끝없는 생각. 궁벽한 산중에 또 한 해가…
東京旅館聽蟬동경여관청선 한용운 佳木淸於水가목청어수 蟬聲似楚歌선성사초가 莫論此外事막론차외사 偏入客愁多편입객수다 아름다운 나무 물보다 맑고 매미 소리는 사면초가 같아라. 이 밖에 아무 일도 말하지 말라 나그네의 시름만 더할 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