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야의 우적

  夜야의 雨滴우적 김소월 어데로 돌아가랴, 나의 신세는, 내 신세 가엾이도 물과 같아라. 험구진 산막지면 돌아서 가고, 모지른 바위이면 넘쳐 흐르랴. 그러나 그리해도 헤날 길 없어, 가엾은 설움만은 가슴 눌러라. 그 아마 그도 같이 夜야의 雨滴우적, 그같이 지향없이 헤매임이라.    

김소월, 안해몸

  안 해 몸 김소월 들고나는 밀물에 배나간자리야 잇스랴. 어질은안해인 남의몸인그대요 『아주, 엄마엄마라고 불니우기前전에.』 굴이기에 烟氣연기가나고 돌바우안이기에 좀이 드러라. 젊으나 젊으신 쳥하눌인그대요, 『착한일하신분네는 天堂천당가옵시리라.』    

김소월, 신앙

  신앙 김소월 눈을 감고 잠잠히 생각하라. 무거운 짐에 우는 목숨에는 받아가질 안식을 더 하랴고 반드시 힘 있는 도움의 손이 그대들을 위하여 기다릴지니. 그러나 길은 다하고 날이 저무는가. 애처러운 인생이여, 종소리는 배바삐 흔들리고 애꿎은 조가는 비껴 울 때 머리 수그리며 그대 탄식하리....

김소월, 술

  술 김소월 술은 물이외다, 물이 술이외다. 술과물은 四寸사촌이외다. 한데 물을 마시면 精神정신을 깨우치지만서도 술을 마시면 몸도精神정신도 다 태웁니다. 술은 부채외다. 술은 풀무외다. 풀무는 바람가비외다, 바람가비는 바람과도까비의 어우름 자식이외다. 술은 부채요 풀무요 바람가비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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