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플레밍 모형은 기존의 IS-LM 모형을 개방경제로 확장한 것이다. IS-LM 모형이 상품시장과 화폐시장의 균형을 통해 국민소득과 이자율을 설명한다면, 멘델-플레밍 모형은 여기에 국제수지와 환율을 추가한다. 따라서 세 가지 시장의 균형을 함께 고려한다.
첫째, IS 곡선(Investment-Saving Curve)은 상품시장의 균형을 나타낸다. 소비, 투자, 정부지출뿐 아니라 수출과 수입을 포함한 순수출이 국민소득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이자율이 하락하면 투자가 증가하고, 환율 상승으로 자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 순수출이 증가해 국민소득이 늘어날 수 있다.
둘째, LM 곡선(Liquidity Preference-Money Supply Curve)은 화폐시장의 균형을 나타낸다. 국민소득과 이자율에 따라 화폐수요가 달라지며,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통화량과 화폐수요가 일치하는 지점에서 균형이 형성된다.
셋째, BP 곡선(Balance of Payments Curve)은 국제수지의 균형을 나타낸다. 국제수지는 경상수지와 자본·금융계정 등의 거래를 통해 형성되며, 국내외 이자율 차이와 환율, 국민소득 등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경우 국내 이자율이 해외 이자율보다 낮아지면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고, 높아지면 자본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
멘델-플레밍 모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율제도에 따라 경제정책의 효과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고정환율제(Fixed Exchange Rate System)에서는 중앙은행이 환율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때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면 국민소득과 이자율이 상승하고, 해외 자본이 유입되면서 자국 통화의 절상 압력이 발생한다. 중앙은행은 고정환율을 유지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자국 통화를 공급해야 하므로 통화량이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재정정책의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반면 통화량을 늘리는 통화정책은 환율을 유지하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 과정에서 효과가 상쇄되므로 독립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
변동환율제(Floating Exchange Rate System)에서는 외환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환율이 자유롭게 변한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면 이자율 상승으로 해외 자본이 유입되고 자국 통화가 절상될 수 있다. 통화가치가 상승하면 수출이 감소하고 수입이 증가해 순수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재정정책의 효과가 약화된다. 반면 통화량을 늘리는 통화정책은 이자율을 낮추고 자본 유출을 유도해 자국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도록 만든다. 통화가치 하락은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순수출을 증가시켜 국민소득을 확대하므로 통화정책의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이러한 관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는 자본 이동이 완전히 자유롭고 물가가 경직적이라는 기본적인 모형의 가정을 전제로 한다.
| 환율제도 | 재정정책 | 통화정책 |
| 고정환율제 | 효과적 | 효과 제한적 |
| 변동환율제 | 효과 제한적 | 효과적 |
멘델-플레밍 모형은 국제경제에서 유명한 불가능한 삼위일체(Impossible Trinity)를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초가 된다. 불가능한 삼위일체란 한 국가가 ① 자유로운 자본 이동, ② 고정환율제, ③ 독립적인 통화정책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는 원리다. 세 가지 중 두 가지를 선택하면 나머지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면서 자본 이동을 자유롭게 허용하면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하기 어렵다.
결국 멘델-플레밍 모형은 개방경제에서 경제정책의 효과가 환율제도와 국제 자본 이동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특히 정부와 중앙은행이 정책을 수립할 때 국내 경기뿐 아니라 환율과 국제 자본 흐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제금융과 거시경제를 이해하는 중요한 이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