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R은 달러나 유로처럼 일상적인 거래에 사용하는 화폐는 아니다. 특정 국가가 발행하는 통화도 아니며, IMF에 예치한 돈을 자유롭게 인출하는 권리와도 다르다. SDR을 보유한 회원국은 이를 다른 회원국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통화로 교환할 수 있고, 국제 금융거래나 IMF 관련 의무를 이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SDR은 실제 화폐라기보다 필요할 때 외화를 확보할 수 있는 국제적 준비자산에 가깝다.
SDR의 가치는 여러 주요 통화의 가치를 조합해 결정된다. 현재 가치 산정에는 미국 달러(USD), 유로(EUR), 중국 위안화(CNY), 일본 엔화(JPY), 영국 파운드(GBP) 등 5개 통화가 사용된다. IMF는 각 통화의 국제무역과 금융시장에서의 중요성을 고려해 통화별 비중을 정하며, 시장 환율을 반영해 SDR의 가치를 매일 산정한다. 통화 바스켓은 원칙적으로 5년마다 검토되므로, SDR은 특정 국가의 통화 가치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주요 통화의 움직임을 함께 반영한다.
SDR은 IMF 회원국에 배분되는 방식으로 공급된다. 일반적인 배분은 각 회원국의 IMF 출자지분인 쿼터(Quota)에 비례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국제 금융위기나 세계적인 경제 충격으로 각국의 외환 유동성이 부족해질 경우, IMF는 회원국에 SDR을 배분해 외환보유액을 보완할 수 있다. 실제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약 1,610억 SDR이 배분됐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된 2021년에는 약 4,565억 SDR이 배분됐다. 2021년 배분은 당시 미화 약 6,500억 달러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SDR을 보유한 국가는 이를 계속 외환보유액으로 보유할 수도 있고, 필요한 경우 다른 회원국과 교환해 달러 등 실제 통화를 확보할 수도 있다. 다만 SDR을 배분받았다고 해서 아무런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회원국은 보유한 SDR에 대해 이자를 받지만, 배분받은 SDR 규모보다 적은 금액만 보유하게 되면 그 차이에 대해 이자를 지급한다. 즉, SDR 보유액과 배분액의 차이에 따라 이자 수취 또는 지급이 발생할 수 있다.
SDR은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고 외환 유동성이 부족한 국가를 지원하는 데 유용하지만, 모든 국가가 동일한 수준의 혜택을 얻는 것은 아니다. 배분 규모가 IMF 쿼터에 비례하기 때문에 경제 규모가 크고 출자지분이 많은 국가에 더 많은 SDR이 배분되는 구조다. 또한 일반 개인이나 민간기업은 SDR을 직접 보유하거나 거래할 수 없다. 따라서 SDR은 개인이 사용하는 국제화폐라기보다 국가와 국제기구가 활용하는 보완적 준비자산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결국 SDR은 달러를 대체하는 세계 단일 통화가 아니라, 국제통화체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IMF가 만든 보완적 국제준비자산이다. 각국이 외환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고 국제 금융거래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국제통화제도의 중요한 안전판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