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 중지(에포케, epoché)
일상적 생각에 따르면, ‘내가 나무를 본다’는 것은 여기에 있는 내가 저기에 있는 나무를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의식하지 않았다면 나무는 나의 의식 속에서 하나의 대상으로 존재할 수 없는 법이다. 결국 나나 나무는 모두 내 의식이 가지고 있는 지향성이 없다면 구성될 수 없는 것이다. 우리 마음의 지향성을 발견하기 위해서, 후설은 우리로 하여금 일상적 의식 혹은 일상적 판단을 중지하라고 요청한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