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一者)
다자(多者)와 짝을 이루는 개념이다. 들뢰즈에 따르면 서양의 전통 형이상학은 나무의 이미지를 전제로 하고 있다. 나무의 이미지로 사유한다는 것은 세계를 하나의 뿌리와 다양한 가지들로 구분하여 사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하나의 뿌리가 모든 존재들을 지탱하는 일자를 상징한다면, 다양한 가지들은 일자에 의해 지탱되는 다자를 상징한다. 서양의 경우 기독교나 라이프니츠의 신이나 헤겔의 절대정신 등이 일자의 사례였다면, 동양의 경우 노자의 도(道), 왕필의 무(無), 주희의 태극(太極) 등이 일자의 사례였다고 할 수 있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