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성논쟁(人物性論爭)
사단칠정논쟁과 함께 조선 유학계를 지속적으로 들끓게 했던 논쟁이다. 인물성논쟁의 쟁점은 사람의 본성과 동물의 본성이 같은지의 여부에 있었다. 이일분수(理一分殊)로 요약되는 주희의 형이상학적 입장에서 사람의 본성은 동물의 본성과 같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논쟁이 유독 조선 유학계에서만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이유는 청(淸) 제국을 세운 만주족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동물로 폄하되던 만주족을 조선 사람과 같은 사람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본성적으로 다름 동물로 계속 볼 것인가? 전자라면 조선은 청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고, 후자라면 조선은 소중화(小中華)라는 고립의 길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8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