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T가 끝나자마자, 바로 포술경연대회 일정이 잡혔다.

처음 계획은 공직선거기간 내에 일정이 있었지만
우리 여단의 평가가 있어서 평가 이후로 일정이 밀리면서
내가 출근할 수 있게 되었고, 급작스럽게 투입되게 되었다.

현역 포반장이나 사수는 내게 불만을 표출했었다.
내가 없었던 기간 동안 연습했던 포지션이 바뀌는 거라서 제대로 된 실력이 나올지 의문이다. 라고.

그래서 내가 반문했다.
너네의 본래 포지션의 임무수행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냐. 라고.

그랬더니
둘 다, 연습을 안해서 자신이 없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순간 화가 났지만, 한숨 가다듬고
전사관, 포반장, 포사수 본래 포지션으로 경연대회를 수행한다고 못박아버렸다.

대신, 나는 연습을 함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회 연습과 대회 수행은 포반장 중심으로 진행한다고 얘기했다.

 

연습날.
개인주특기를 연습시시키고 방열을 연습 시킨다고 했다.

나의 임무는 방향틀 조작.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정치를 시작하고 방향틀을 조작 한다는 기준이 추가되었다.

내가 이악물고 거치-정치- 조작-초편까지 조작했을때
약 55초 정도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정치까지 미리 할 수 있다면
포반에게 엄청난 시간을 벌어줄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이 좀 편해졌다.

개인주특기가 끝나고 방열 연습.
초반 연습때는 포병대장님이 방향틀을 잡았다. 나는 옆에서 지켜봤다.

이때 대대 박격포반장이 잠시 들려서 방열방위각 얘기를 나눴는데
우리 포병대장은 박격포는 포병과 달리 1단위 방열방위각을 정한다는 것에 놀라는 분위기였다.

드디어 내 차례.
두어번 해봤으나, 완벽하지는 않지만 준수했다.
본래 포지션으로 돌아가 해보는 거니 그렇겠구나…하고 이해했다.

 

드디어 대회날.

평가관으로는 전)포반장 현)포병대대 주임원사가 오셨다.

그간의 근황을 나누고,
평가를 시작했다.

대회장에 오니 다른 여단들은 방열 연습을 하고 있었다.
포반장에게 우리도 연습해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제의했는데
실전이면 충분하다며 연습하지 않겠다며 제의를 거절했다.

첫번째, 편사각.

2인 1조, 2개팀의 평균값을 평가에 적용한다고 하였다.
우리의 1조. 시간은 좋았지만, 수포가 넘어가고 말았다.
우리의 2조. 사수가 장입을 절고, 전륜기를 반대로 돌렸다. 당연히 시간을 오바되었지만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마무리를 지어냈다.

두번째, 신관장입.

편사각 출전 4명이 재출전하고, 점수를 종합 평가한다고 하였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우리 용사들이 완벽한 오장입을 해버리고 말았다.
내가 봤을때도
제시된 시간보다 약 10 몇초 이상 오장입이 된 것이었다.
너무 당황하고 부끄러워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어버버버….ㅠ.ㅠ)
그것도 한 명 이상.

평가를 끝내고 용사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어떤 이유로 그렇게 장입했는지 물어봤다.
신관 장입은 버니어 캘리퍼스와 같은 원리로 작동된다.

만약 38.8초이면
아들자 0 가늠자를 38과 39 사이에 위치시키고 아들자 8을 가장 가까운 가늠자에 일치시켜야 하는데,
용사들은 .8을 맞춘다고 아들자 8 가늠자를 38에 맞춘것이다.

포반장이 이렇게 가르쳤다고 한다. 하아… 한숨밖에 안나왔다.
주특기를 틀리게 가르칠 일은 나의 상상력의 경계 저 너머에 있었던 일이었기에
생각조차 안했던 일이었다.

일단 마음을 진정시키고 방열을 준비했다.

여기서 나의 위기가 발생했다.
각 방향틀 별 정해진 정량편차로 연습해왔는데
평가관 측에서 임의 정량편차를 지정한 것이다.
이렇게 되다면 편각계산을 다시 해야 하는데, 암산이 잘 안되는 나는 큰 위기였다.

마지막 방열 시작.

최선을 다했다. 초편 전달까지 50초대 후반으로 끊었다.
몇 초 밀리긴 했지만 평소의 방열 컨디션을 보였다.

그런데, 포반이 좀 늦는 듯 했는데, 결국 제한 시간을 넘겨버렸다.

이후 발생한 방열점검.
최후값은 1.5밀이었지만, 박격포와 달리 포병은 .5밀은 전사관의 판단에 따라 절삭 또는 올릴 수 있었어서,

우리의 최종 점검은 1밀오차였다.

그리고 평가관은 방향틀의 자침점검까지 하였다.
자침점검까지 오케이.

이렇게 우리의 포술경연대회는 마무리되었다.
이를 통해 우리 주특기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앞으로 주특기 훈련을 시행할 때 마다 더 훈련하고 보완하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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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장기 비상근예비군 1기. 이 제도가 어떻게 되는지 두 눈으로 보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다시 한 번 군에 투신한, 두번째 복무를 불태우는 중년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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