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나멘(clinamen)
에피쿠로스의 우발성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최대한도로 작은 편차 혹은 기울어짐’을 의미한다. 에피쿠로스학파에 따르면 세계가 탄생하기 전에 원자들은 평행으로 내리고 있었다고 한다. 원자들이 서로 마주치지 않는다면, 세계란 탄생할 수 없다. 어느 순간 무한한 원자들 중 하나가 평행 궤도에서 ‘최대한도로 작게 벗어나면서’옆에서 운동하던 원자와 마주치고, 이렇게 마주친 두 원자가 옆의 다른 원자들과 연쇄적으로 마주치면서 세계는 탄생하게 된 것이다. 만약 클리나멘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세계는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