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 철학에서 ‘광신Schwärmerei’의 의미와 역할 -순수이성의 탈선의 가능성과 그에 대한 경계-
The Meaning and the Role of ‘Schwärmerei’ in Kant’s philosophy : Warning against the possibility of deviation of Pure Reason
최서린
이화여자대학교
철학
2024, vol., no.158, pp. 91-115 (25 pages)
10.18694/KJP.2024.2.158.91
한국철학회
초록
칸트에 따르면 계몽된 순수이성은 보편타당한 진리의 근원이자 척도이다. 그런데 칸트철학에서 이 기준인 이성이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개념이 바로 ‘광신Schwärmerei’이다. 광신이라는 개념을 통해 칸트는 인간 이성에 내재한 이중성을 이론적 차원과 실천적 차원에서 모두 보여주고 있다.
먼저 이론적 차원에서 칸트는, 현상을 넘어서는 영역에 있는 대상들에 대해서는 인식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이성조차도 그 안에 내재한 이념들에 대한 형이상학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어떠한 감성적 대상이 주어지지 않는 어둠의 영역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때 이성은 첫 번째로 광신의 위험에 노출되지만 칸트는 이 어둠의 영역, 즉 지성계에서도 올바른 사유의 방향을 정초하여 이성이 가야할 길이 있음을 주장한다. 지성계의 이성은 그런데 이제 다시 실천적 차원에서의 광신에 빠질 위험에 두 번째로 노출되게 된다. 그것은 실천적 차원에서 인간의 도덕적 지위에 대한 착각, 그리고 이성의 자기기만으로부터 비롯되는 종교적 해악이라는 이름의 광신이다.
칸트는 자신의 여러 저술들에서 지속적으로 광신에 대해 설명하고 광신과 광신이 아닌 것의 차이를 명료히 하고자 하였다. 그 때 비로소 이성은 광신이 아닌 길을 걸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본고에서는 칸트의 여러 규명을 분석하고, 칸트철학에서의 이성의 의미 구분을 통해 이성의 본질적 구조를 파악함으로써 이성이 광신으로 빠지게 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이를 통해 순수한 이성이 광신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광신에 빠질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떻게 가능하며 순수 이성의 광신으로의 탈선이 함축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밝힌다. 칸트에게서 이성은 스스로 자신의 교정을 통해 안전지대를 확보해나가며 자신의 탈선을 경계할 수 있어야 한다.
According to Kant, enlightened pure reason is the source and measure of universal truth. However, in Kant’s philosophy, the concept that shows that reason, this criterion, can fall into the wrong path is the ‘Schwärmerei(fanaticism)’. Kant demonstrates the duality inherent in human reason at both the theoretical and practical levels through the concept of fanaticism.
Firstly, Kant explains at the theoretical level that even reason, realizing that objects in intellectual world(noumena) cannot be recognized, moves toward a dark area where sensible object is never given because reason still needs to satisfy the metaphysical desire for the ideologies inherent in it. At this time, reason is first exposed to the danger of fanaticism, but Kant argues that reason has a way to go by establishing the right direction of thinking in this dark realm, that is, in the intellectual world. However, the intellectual world is now exposed to the risk of falling into fanaticism again at the practical level. It is a fanaticism occurring as religious harm which results from the delusion of moral status and the self-deception of reason.
Kant continuously explains fanaticism in his writings tries to clarify the difference between fanaticism and non-fanaticism because only then can reason take the right path. This paper analyzes Kant’s various identifications and traces the processes of reason falling into fanaticism by grasping the essential structure of reason in Kant’s philosophy. Through this, we can answer whether there is a possibility of pure reason falling into fanaticism, how it is possible, and what does this deviation of pure reason imply. In Kant, reason must be able to secure it’s safe area through its own correction and always be wary of its possible devi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