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칭성(personality)/비인칭성(impersonality)
자기의식을 전제하는 마음을 인칭적이라고 한다면, 자기의식이 부재한 마음은 비인칭적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자기의식이 무엇보다 기억의 능력에 의존하는 것이라며느, 비인칭성은 기억의 능력이 아니라 망각의 능력이 활성화되었을 때에만 달성될 수 있는 것이다. 니체의 사자나 어린아이, 이지(李贄)의 동심, 장자의 허심(虛心), 그리고 불교의 공(空)은 모두 비인칭적인 마음 상태를 상징하는 것이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8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