邂逅해후

이육사

모든 별들이 翡翠階段비취계단을 나리고 풍악소래 바루 조수처럼
부푸러 오르던 그밤 우리는 바다의 殿堂전당을 떠났다

가을 꽃을 하직하는 나비모냥 떨어져선 다시 가까이 되돌아 보곤
또 멀어지던 흰 날개우엔 볕ㅅ살도 따겁더라

머나먼 記憶기억은 끝없는 나그네의 시름속에 자라나는
너를 간직하고 너도 나를 아껴 항상 단조한 물껼에 익었다

그러나 물껼은 흔들려 끝끝내 보이지 않고 나조차
季節風계절풍의 넋이 가치 휩쓸려 정치못 일곱 바다에 밀렸거늘

너는 무삼 일로 沙漠사막의 公主공주같아 연지(脂)찍은 붉은 입술을
내 근심에 漂白표백된 돛대에 거느뇨 오―안타까운 新月신월
때론 너를 불러 꿈마다 눈덮인 내 섬속 透明투명한 玲珞영락으로
세운 집안에 머리 푼 알몸을 黃金황금 項鎖항쇄 足鎖족쇄로 매여 두고

귀ㅅ밤에 우는 구슬과 사슬 끊는 소리 들으며 나는 일흠도
모를 꽃밭에 물을 뿌리며 머―ㄴ 다음 날을 빌었더니

꽃들이 피면 향기에 醉한 나는 잠든 틈을 타
너는 온갖 花瓣화판을 따서 날개를 붙이고 그만 어데로 날러 갔더냐

지금 놀이 나려 船窓선창이 故鄕고향의 하늘보다 둥글거늘
검은 망토를 두르기는 지나간 世紀세기의 喪章상장같애 슬프지 않은가

차라리 그 고은 손에 흰 수건을 날리렴 虛無허무의 分水嶺분수령
앞날의 旗빨을 걸고 너와 나와는 또 흐르자 부끄럽게 흐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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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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