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潮詞해조사
이육사
洞房동방을 찾아드는 新婦신부의 발자취같이
조심스리 걸어오는 고이한 소리!
海潮해조의 소리는 네모진 내 들창을 열다.
이 밤에 나를 부르는 이 없으련만?
남생이 등같이 외로운 이 서-ㅁ 밤을
싸고 오는 소리! 고이한 侵略者침략자여!
내 寶庫보고를, 문을 흔드는 건 그 누군고?
領主영주인 나의 한 마디 허락도 없이,
<코-가사스> 平原평원을 달리는 말굽 소리보다
한층 요란한 소리! 고이한 略奪者약탈자여!
내 情熱정열밖에 너들에 뺏길 게 무엇이료.
가난한 귀향살이 손님은 파리하다.
올 때는 왜 그리 호기롭게 몰려 와서
너들의 숨결이 密輸者밀수자같이 헐데느냐
오- 그것은 나에게 呼訴호소하는 말 못할 鬱憤울분인가?
내 古城고성엔 밤이 무겁게 깊어가는데.
쇠줄에 끌려 걷는 囚人수인들의 무거운 발소리!
옛날의 記憶기억을 아롱지게 繡수놓는 고이한 소리!
解放해방을 約束약속하든 그날 밤의 陰謀음모를
먼동이 트기 전 또다시 속삭여 보렴인가?
검은 벨을 쓰고 오는 젊은 女僧여승들의 부르짖음
고이한 소리! 발밑을 지나며 흑흑 느끼는건
어느 寺院사원을 脫走탈주해 온 어여쁜 靑春청춘의 反逆반역인고?
시들었던 내 亢奮항분도 海潮해조처럼 부풀어 오르는 이 밤에
이 밤에 날 부를 이 없거늘! 고이한 소리!
廣野광야를 울리는 불 맞은 獅子사자의 呻吟신음인가?
오 소리는 莊嚴장엄한 네 生涯생애의 마지막 咆哮포호!
내 孤島고도의 매태 낀 城郭성곽을 깨뜨려 다오!
産室산실을 새어나는 分娩분만의 큰 괴로움!
한밤에 찾아올 귀여운 손님을 맞이하자
소리! 고이한 소리! 地軸지축이 메지게 달려와
고요한 섬 밤을 지새게 하는고녀.
巨人거인의 誕生탄생을 祝福축복하는 노래의 合奏합주!
하늘에 사무치는 거룩한 기쁨의 소리!
海潮해조는 가을을 불러 내 가슴을 어루만지며
잠드는 넋을 부르다. 오- 海潮해조! 海潮해조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