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그송은 인간을 우선 「工作人」(home faber), 즉 도구의 제작자와 기술의 발명자로 정의하였다. 레비-스트로스는 인간의 기계의 제작아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말하는 자」(locuture)라고 말하였다. 인간은 무엇보다도 말하는 존재이다.

 

 

1. 언어(lanuage)—문화의 한 요소

인류의 특징들 가운데서 왜 다른 특징들보다 우선 언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가? 어떻게 보면 언어란 인간문화라 불리는, 즉 인간이 「자연에다가 덧붙이는」것, 유전에 의해 선조로부터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각 세대가 교육을 통해 항상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도구와 기술에 대한 이해, 과학적 지식, 집단의 윤리규범들, 종교의식 등을 특정짓는 모든 요소들 중의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공장시설이나 과학, 종교에 대한 초보지식을 배우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언어를 말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2. 언어—모든 문화의 傳達手段전달수단

그러나 언어가 여기에서 완전히 특권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즉 언어는 여러 문화요소 중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문화적 습득의 전달수단이기도 한 것이다. 어린아니가 자신이 태어난 문명의 관습과 도덕규범, 의례ㅡ 신앙을 알고 배우게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누군가 그에게 말을 해주었기 때문이며 또한 그가 미리 母語모어를 이해하고 말하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가 가장 먼저 따르고 복종해야 할 의무와 금지사항들은 그가 이해하는 말들인 것이다.

 

 

3. 文字문자에 대한 말의 우위

우리는 많은 「말」을 한다. 읽기를 배우기 전에 말하는 법부터 배우기 때문이다. 수천년 이래로 문자의 가치와 중요성이 아무리 크다할지라도(인간은 문자 덕분에 「역사적 동물」과 문화계승자로서의 사명을 충분히 완수할 수가 있다), 우리는 문자문명 이전의 수만년 동안이나——혹은 더 정확히 말해서 오늘날수백만년 동안에는——문자 없는 문명이 존재했었다는 것,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이 말할 줄 모르는 사람보다는 유용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르티네의 말대로 「문자는 말을 초월하려고 애쓰지만 그 반대는 아니다」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4. 말과 그 기본적 기능으로서의 의사소통(communication)

따라서 말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특유한 記號기호이다. 왜냐하면 언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각 개인간의 의사소통행위이기 때문이다. 로만 야콥슨(roman Jakobson. 현대 러시아의 언어학자)은 「모든 말행위는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거기에는 발신자, 수신자, 傳言전언의 내용, 그리고 사용되는 略號약호(code)라는 네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있다」고 올바르게 지적했다. 「약호」란, 그 자체가 바로 의사소통행의의 대상인, 전언을 위한 언어적 수단을 말한다. 물론 인간을 독특하게 규정짓는 이러한 의사소통 행위에는 그것을 통해서 부모와 교사, 성직자가 아이들에게 동동체의 규범과 지식, 의식을 가르치게 되는 수직적인 경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타인과 정보를 주고받는 수평적인 의사소통행위도 존재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모든 인간사회가 교환행위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은 경제적 교환행위들로서 일부 고대사회의 단순환 형태의 물품교환행위, 또는 노동을 화폐와 바꾸거나(임금, 보수 또는 이윤), 화폐를 상품과 바꾸는 방식 등이다. 그러나 인간생활의 모든 측면들은 무엇보다도 이 교환의 기호(signe)에 지배를 받는다. 예를 들자면 코마스 아퀴나스가 이미 예감했었고 그후 레비-스트로스가 증명해 보인 것처럼 근친상간의 금지는 교환의무의 表面표면을 보여준다. 즉 네 누이를 네 친구와 결혼시키고 너는 그 친구의 누이와 결혼한다는 식이다. 우리는 또한 인간사회의 근저를 이루고 있는 모든(의무를 갖지만 드 댓가로 권리를 향유하는 교환의 원칙에 따르는) 계약들(contrats)은 말의 교환이라는 이 원초적인 교환을 그 필수조건, 또는 칸트의 용어를 쓴다면, 선험적인 조건으로 요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話者화자」는 우선 사태를, 그보다 더 다루기 쉽고 그것을 상징해 주는, 말(mots)로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그는 자기 말을 「聽者청자」의 말과 교환한다. 언어의 교환은 화자와 청자를 풍요하게 해주는 특권까지도 갖게 된다. 만일 우리 두 사람이 각각 백원짜리 동전 하나씩을 가지고 있다가 그것을 서로 교환했다고 하자. 그랬다 해도 우린 결국 동전 하나씩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 두 사람이 각각 한 가지씩의(말에 의해 표현되는) 생각을 갖고 있다가 그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그 생각을 교환하게 되면 우리는 두 가지 생각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

 

 

5. 그릇된 질문—언어의 起源기원

이러한 견해는 우리로 하여금 오랫동안 옛 철학자들의 골머리를 썩혔지만 아무 성과도 얻을 수 없었던 한 가지 의문을 단번에 잘못된 것으로 제쳐놓게 만들어 준다(파리의 언어학회는 그 회원들로 하여금 이러한 질문을 제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것은 언어의 기원에 대한 그릇된 의문이다. 우선 이것은 과학적 의문이 아니라는 사실에 유의하자. 왜냐하면 이러한 의문을 실증적으로 탐구한다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언어학이 그 역사적 문제들에만 매달려 있었던 시대에 있어서조차(오늘날 이러한 시대는 극복되었다) 기원에 대한 탐구들은 다음과 같이 국한되었다. 즉 이전의 언어학적 상태에 의해 한 언어의 현상태를 설명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언어일반의 궁극적 기원에 대한 물음은 事實사실들의 영역을 넘어선다. 또한 이것은 결국 철학적인 물음도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언어가 없는, 어느날 필요에 의해 말을 하기 시작한, 인간사회를 상상할 수가 없으며 마찬가지로 단 한 사람으로 이루어진 사회가 어느날 집단이 되는 경우도 생각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을 즉각적이고 본질적으로 사회적 동물이며 말하는 동물이다. 언어의 기원에 대한 문제는 특수한 문제가 아니며 그래도 굳이 따져 보겠다면 인간의 기원문제와 분리될 수 없게 된다.

결국 「언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어느 정도까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근본적으로 자기의 同類동류들과 소통하는 존재이며 또한 우리는 모든 인간과학이 점차 언어학에서 그 「모델」을 빌어 오고 있고, 오늘날 흔히 말해지듯이 언어학이 다른 모든 인간과학의 「안내자」격인 학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6. 언어의 여러 가지 기능

의사소통과 표현
여기서 언어를 그 기능들중의 하나, 즉 의사소통만으로 축소시켰다고 비난하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의사소통과 정보기능 외에도 언어가 표현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메를로-퐁티는 엉어란 소통의 기능을 갖기에 앞서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고 찬양하는」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바슐라르는 언어의 표현능력에 대한 여러가지 훌륭한 예들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그는 이렇게 쓴다. 「그것은 호흡을 방해하는 말이고 우리의 숨을 틀어막는 말이다…… 말은 우리의 거부의지를 우리 얼굴에 나타내어 준다. 철학자가 말로써 너무 일찍 사상을 이루지 않고 그 말을 입안에 담아두는데 동의한다면 그는 발음된 어떤 말 또는 그저 단순히 그 발음을 가정하는 어떤 말이란 全存在전존재의 實現실현(actualisation)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miasme(역한 냄새)라는 단어를 얼마나 신경써서 발음하는지 보라. 그것은 불쾌감에서 비롯되는 …… 일종의 의태어가 아닐지? 한 입 가득 들어있던 혼탁한 공기를 토하고 나면 입은 힘껏 단혀진다.」

 

마술적 기능과 미적기능
말은 자신의 세계를 의미하는 만큼이나 그 세계를 연출하고 모방한다. 언어의 이 표현적 기능은 그 「마술적 기능」과 연결되어 있다. 말은 사물과 분리됨으로써 쉽사리 그 사물을 지배하고 조종하는 듯 보인다. 말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며, 사라져 버린 것을 상기시킨다. 신화한 그리스 어원(mythos)에 따르면 말 그 자체이다.

많은 신화들은 이 感知감지되지 않는 君主군주, 세계의 창조적 근원인 말로부터 나오고 있다. 빅토르 위고는 말의 마술적 힘을 노래하였다.

한 남자에게 한 마디 던지게, 그 남자는 온몸을 떨며
그 심오한 힘에 관통당해, 병들어 죽을지니
모든 사람의 옆구리에 복수자의 말을 붙인 자에게
사람들은 방패와 검과 단두를 준비할 것이고
그들의 법률과, 풍속과, 神들은 말의 힘에 무너지네.

(마술적 기능에 있어서) 말을 소유한 인간은 사물 또는 指示지시된 존재를 소유한다. 로마市는 비밀이름이 있어서 주교들이 몰래 보관하였다. 적의 저주로부터 도시를 보호하려는 생각에서였다.

언어는 마술적 기능 외에도 「美的미적」기능을 가지고 있다. 언어의 주술적 힘을 詩에 간직되어 있지 않은가? 시인의 노래는 라틴어로는 마술을 뜻하는 「carmina」이다. 또한 폴 발레리의 시집 『매혹』(Charmes)에는 이런 의미가 부여되어야 할 것이다.

 

언어와 사회적 삶
그러나 언어의 표현적, 마술적, 미적 기능들은 그 근본조건으로서 의사소통의 기능을 전제로 한다. 우리가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사물을 표현하는 것은 청자와 관객을 위해서이다. 또한 마법도 하나의 관계, 즉 마법사와 그 제물 간의 어떤 식의 의사소통을 전제로 한다. 모든 형태의 언어는 인간들의 사회생활과 항상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또한 마르티네가 얘기한 것처럼, 「언어라는 이 두고의 핵심적인 기능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의사소통기능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혼잣말을 하는 인간을 마음껏 조롱하는 것이다. 이런 인간이란 보통 주정꾼이거나 아니면 노망에 걸린 늙은이거나 아니면 헛소리를 하는 미치광이인 것이다. 이런 인간들이 하는 말은 이전의 정상적인 사회생활의 찌꺼기이다. 그런데 혼자 말하는 인간이 과학자이거나 철학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그의 고독은 표면적인 것일 뿐이다. 아마 그는 장차 영릴 학술대회에서의 어떤 의사소통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는 새로운 교환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왜냐하면 야콥슨의 말대로 「언어의 영역에 있어서 개인적 자산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사회화되어 있시 때문」이다.

따라서 언어는 무엇보다도 情報傳達정보전달의 수단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언어를 이렇게 이해했을 때 과연 그것이 인간의 속성이 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사실 현대과학에 있어서 정보(information)의 개념은 그 범위가 엄청나게 확장되고 있는데 이것은 물리학자의 개념이다. 한편 동물심리학의 전문가들은 곤충사회에서도 정보교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About Author

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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