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짓부리 윤동주 똑, 똑, 똑, 문 좀 열어 주세요 하룻밤 자고 갑시다 ——밤은 깊고 날은 추운데 ——거 누굴까? 문 열어 주고 보니 검둥이의 꼬리가…
거짓부리 윤동주 똑, 똑, 똑, 문 좀 열어 주세요 하룻밤 자고 갑시다 ——밤은 깊고 날은 추운데 ——거 누굴까? 문 열어 주고 보니 검둥이의 꼬리가…
黃昏황혼이 바다가 되어 윤동주 하루도 검푸른 물결에 흐느적 잠기고……잠기고…… 저― 웬 검은 고기떼가 물든 바다를 날아 橫斷횡단할고. 落葉낙엽이 된 海草해초 海草해초마다 슬프기도 하오. 西窓서창에…
겨울 윤동주 처마 밑에 시래기 다래미 바삭바삭 추어요. 길바닥에 말똥 동그램이 달랑달랑 얼어요.
아침 윤동주 휙, 휙, 휙, 소꼬리가 부드러운 채찍질로 어둠을 쫓아, 캄, 캄, 어둠이 깊다깊다 밝으오. 이제 이 洞里동리의 아침이 풀살 오는 소엉덩이처럼 푸드오. 이…
눈 윤동주 눈이 새하얗게 와서 눈이 새물새물하오.
버선본 윤동주 어머니 누나 쓰다버린 습자지는 두었다간 뭣에 쓰나요? 그런 줄 몰랐드니 숩자지에다 내 버선 놓고 가위로 오려 버선본 만드는 걸. 어머니 내가 쓰다버린…
편지 윤동주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숙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가요? 누나…
참새 윤동주 가을지난 마당은 하이얀 종이 참새들이 글씨를 공부하지요. 째액째액 입으로 받아 읽으며 두 발로는 글씨를 연습하지요. 하로종일 글씨를 공부하여도 짹자 한자 밖에는 더…
봄 윤동주 우리 애기는 아래 발치에서 코올코올, 고양이는 부두막에서 가릉가릉, 애기 바람이 나뭇가지에서 소올소올, 아저씨 햇님이 하늘 한가운데서 째앵째앵.
무얼 먹고 사나 윤동주 바닷가 사람 물고기 잡아먹고 살고 산골엣 사람 감자 구워 먹고 살고 별나라 사람 무얼 먹고 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