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를 보내며 한용운 그는 간다. 그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것도 아니요. 내가 보내고 싶어서 보내는 것도 아니지만 그는 간다. 그의 붉은 입술, 흰니, 가는…
그를 보내며 한용운 그는 간다. 그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것도 아니요. 내가 보내고 싶어서 보내는 것도 아니지만 그는 간다. 그의 붉은 입술, 흰니, 가는…
宮島舟中궁도주중 한용운 天涯孤興化爲愁천애고흥화위수 滿艇春心自不收만정춘심자불수 恰似桃源烟雨裡흡사도원연우리 落花餘夢過瀛洲낙화여몽과영주 먼 이역 외로움은 그대로 시름겹고 배에 찬 봄의 정은 걷잡을 수 없어라. 흡사 부슬비 오는 도원만 같아 꿈인…
龜巖瀑구암폭 한용운 秋山瀑布急추산폭포급 浮世愧殘春부세괴잔춘 日夜欲何往일야욕하왕 回看千古人회간천고인 가을 산 폭포 소리 급이 쏟아지니 뜬 세상 늙은 몸 부끄러워라. 밤낮 어디로 헤매이는가? 머리 돌려 옛 분들…
龜巖寺初秋구암사초추 한용운 古寺秋來人自空고사추래인자공 匏花高發月明中포화고발월명중 霜前南峽楓林語상전남협풍림어 纔見三枝數葉紅재견삼지수엽홍 옛 절에 가을 들자 사람들 절로 마음 비우고 박꽃은 높이 높이 밝은 달 아래에 피었다. 서리 오기 전…
龜巖寺與宋淸巖兄弟共唫구암사여송청암형제공음 한용운 遠客空山秋日斜원객공산추일사 澹霞疎髮隔如紗담하소발격여사 病前已見碧蘿月병전이견벽라월 禪後未開黃菊花선후미개황국화 晩柳爲誰偏有緖만류위수편유서 閒雲與我共無家한운여아공무가 銅駝荊棘孰非夢동타형극숙비몽 멀리 흘러온 산 가을 해 저무는데 얇은 놀인 듯 성긴 머리 슬프다. 앓기 전 새삼덩굴에…
十字架십자가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尖塔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할아바지 윤동주 할아바지, 왜떡이 씁은 데도 작고 달다고 하오.
코스모스 윤동주 淸楚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少女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庭園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또리 울음에도…
창구멍 윤동주 바람부는 새벽에 장터가시는 우리압바 뒷자취 보구싶어서 춤을발려 뚤려논 적은창구멍 아롱아롱 아츰해 빛이움니다 눈나리는 져녁에 나무팔려간 우리압바 오시나 기다리다가 헤끝으로 뚤려논 적은창구멍 살랑살랑…
종달새 윤동주 종달새는 이른 봄날 질디진 거리의 뒷골목이 싫더라. 명랑한 봄하늘, 가벼운 두 나래를 펴서 요염한 봄노래가 좋더라, 그러나, 오날도 구멍 뚫린 구두를 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