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를 타고 이상화 사람만 다라와질 줄로 알았더니 필경에는 믿고 있던 하늘까지 다라와졌다. 보리가 팔을 벌리고 달리다가 달리다가 이제는 곯아진 몸으로 목을 댓자나 빠주고 섰구나!…
비를 타고 이상화 사람만 다라와질 줄로 알았더니 필경에는 믿고 있던 하늘까지 다라와졌다. 보리가 팔을 벌리고 달리다가 달리다가 이제는 곯아진 몸으로 목을 댓자나 빠주고 섰구나!…
비 갠 아침 이상화 밤이 새도록 퍼붓던 그 비도 그치고 동편 하늘이 이제야 불그레하다 기다리는 듯 고요한 이 땅 위로 해는 점잖게 돋아 오른다.…
본능의 노래 이상화 밤새도록 하늘의 꽃밭이 세상으로 옵시사 비는 입에서나, 날삯에 팔려 과년해진 몸을 모시는 흙마루에서나, 앓는 이의 조으는 숨결에서나, 다시는 모든 것을 시들프게…
病的 季節병적 계절 이상화 기러기 제비가 서로 엇갈림이 보기에 이리도 설은가. 귀뚜리 떨어진 나뭇잎을 부여잡고 긴 밤을 새네. 가을은 애달픈 목숨이 나누어질까 울 시절인가…
방문 거절 이상화 아, 내 맘의 잠근 문을 두드리는 이여, 네가 누구냐? 이 어둔 밤에. ‘영예!’ 방두깨 살자는 영예여! 너거든 오지 말아라. 나는 네게서…
반딧불 이상화 보아라 저기, 아, 아니 여기, 까마득한 저문바다 등대와 같이 짙어가는 밤하늘에 별님과 같이 켜졌다 꺼졌다 깜빡이는 반딧불
바다의 노래 이상화 내게로 오너라 사람아 내게로 오너라 병든 어린애의 헛소리와 같은 묵은 哲理철리와 같은 낡은 聖敎성교는 다 잊어버리고 哀痛애통을 안은 채 내게로만 오라…
무제 이상화 오늘 이 길을 밟기까지는 아 그때가 가장 괴롭도다. 아직도 남은 애닯음이 있으려니 그를 생각는 오늘이 쓰리고 아프다. 헛웃음 속에 세상이 잊어지고 끄을리는…
몽환병 이상화 목적도 없는 동경에서 酩酊명정하던 하루이었다. 어느 날 한낮에 나는 나의 ‘에덴’이라는 솔숲 속에 그날 고요히 생각에 까무러지면서 누워 있었다. 잠도 아니요 죽음도…
末世말세의 희탄 이상화 저녁의 피묻은 洞窟동굴 속으로 아–– 밑 없는, 그 洞窟동굴 속으로 끝도 모르고 끝도 모르고 나는 거꾸러지련다 나는 파묻히련다 가을의 병든 微風미풍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