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토크라시(meritocracy) 교육에 대한 스피노자(B. Spinoza)의 비판적 대응
Spinoza’s critique of meritocracy in education
조나영
인하대학교
교육철학연구
2024, vol.46, no.3, 통권 105호 pp. 581-602 (22 pages)
한국교육철학학회
초록
이 연구는 현대 메리토크라시와 그 교육적 특징에 대한 비판의 준거로 스피노자의 사상이 가능한지 그리고 그 시사점은 무엇인지를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메리토크라시는 전적으로 개인의 능력에 따른 성과에 근거해서만 그 보상 정도를 결정하는 사회시스템이라는 점에서 평등주의의 실현을 위한 대안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소수의 지배층과 엘리트가 이 메리토크라시적 이데올로기를 그들에게 주어지는 차별적 보상과 특권을 영속시키기 위한 기제로 다루면서, 오늘날에는 메리토크라시가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디스토피아적 현실을 표상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현대 메리토크라시의 문제는 사람들이 사회적 재화와 특권을 획득하려는 욕망의 실현을 위해 경쟁에 몰두하고, 그것을 자유의지에 따른 불가피한 자기 계발로 확신하며, 그 결과를 온전히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일련의 단계를 통해 확인된다. 더욱이 메리토크라시의 위험성은 사람들이 자신의 편리와 안녕을 위해서는 그들의 ‘능력’을 활용하면서도, 그 능력을 공동체적 기여나 윤리적 삶과의 관련성 안에서는 고려하지 않는 데서 드러난다. 곧, 메리토크라시에 얽힌 문제를 완화하거나 극복하기 위해 숙고할 사항은 인간의 경쟁 욕망, 자기 계발의 이면에 관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모든 실재의 자기 보존의 힘(코나투스), 인간 본질로서의 욕망(정서), 그리고 정서적 힘과 윤리적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 스피노자의 사상이 메리토크라시와 그에 따른 교육의 비판적 준거가 될 수 있는지 고찰한다. 이로써 이 연구를 통해 우리는 메리토크라시 체제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경쟁적 자기 계발을 위한 욕망으로서의 정서가 인간의 윤리적 삶을 위한 정서로 전환될 수 있는 교육적 계기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This study explores whether Spinoza’s philosophy can serve as a foundation for critiquing modern meritocracy and its educational features, as well as the implications of such a critique. Meritocracy is often regarded as an alternative to realizing egalitarianism because it is a social system that rewards individuals based on their performance and abilities. However, in contemporary society, meritocracy has come to represent an unequal and unjust dystopian reality for a minority ruling class. The elites use this meritocratic ideology as a mechanism to perpetuate their differential rewards and privileges. From this perspective, the problem with modern meritocracy lies in the competitive pursuit of social goods and privileges. Specifically, individuals firmly believe that success is a result of inevitable self-development based on free will, and all responsibility for outcomes is ultimately shifted entirely to the individual. Furthermore, the danger of meritocracy becomes evident when people use their “abilities” for their own convenience and well-being, yet fail to consider the relevance of such abilities to communal contribution or ethical living. To mitigate or overcome issues entangled with meritocracy, it is essential to examine human competitive desires, the flipside of self-development, and the notion of total individual responsibility. This study investigates whether Spinoza’s philosophy—emphasizing the power of self-preservation (conatus) inherent in all existence, desire (affectus) as the essence of humanity, and the importance of emotional strength and ethical living—can serve as a critical reference for critiquing meritocracy and the education system stemming from it. Hereby, through this study, we will identify the educational moments in which emotions driven by the desire for competitive self-development within a meritocratic system can be transformed into emotions that contribute to an ethical human lif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