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의 “경험”은 감각소여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운가?
Is Kant’s ‘experience’ free from the problem of sense data?
권영우
고려대학교
철학연구
2024, vol., no.146, pp. 27-61 (35 pages)
철학연구회
초록
이 논문의 목적은 칸트의 경험 개념이 감각소여이론에서 감각소여가 봉착한 동일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음을 해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경험 개념에 대한 철학적 재고찰이 필요함을 주장하고자 한다. 감각소여나 경험이 인식인지의 문제는 현재 논쟁 중인 개념주의와 비개념주의의 대립 속에 내재한 핵심적 문제라 할 수 있다. 감각소여는 더 이상 분석될 수 없는 인식의 출발점이자 토대로 간주 되었다. 그런데 감각소여가 인식인지의 여부를 두고 감각소여이론은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 못하는 문제에 봉착한다. 칸트에 따르면 모든 인식은 경험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칸트의 인식론에서 경험은 감각소여와 같이 인식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칸트에 따르면 인식의 원천은 직관과 개념이며, 대상에 대한 직접적 경험은 비개념적 직관에 의해 성립될 수 있다. 이런 경우 경험은 인식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칸트는 직관 안에서 구상력(Einbildungskraft)과 같은 개념의 종합이 일어나고 있음을 말할 뿐만 아니라, 경험과 인식을 혼용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대상에 대한 직접적 경험은 이미 개념적이며, 따라서 하나의 인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은 마치 감각소여의 애매한 위상처럼 칸트에게서 경험 개념이 불분명함을 보여준다.
This paper aims to show that Kant’s conception of experience encounters the same problem of sense data in the theory of sense-data. In doing so, I intend to argue for a philosophical rethinking of the concept of experience. The question of whether sense datum or experience is a knowledge is a central issue in the current debate between conceptualism and non-conceptualism. Sense datum is considered as the starting point and the non-analyzable foundation of cognition. However, the theory of sense data could not provide any proper answer to the question. According to Kant, every cognition begins with experience, same as the case of sense data. And he said the sources of cognition are intuition and concept and direct experience of an object can be established by non-conceptual intuition. In this case, experience cannot be a cognition yet. On the other hand, Kant asserts that synthesis as an activity of concept, i.e. apprehension and imagination, takes place in intuition and moreover, he identifies experience with cognition sometimes. In this case, the direct experience of an object is already conceptual and therefore, it could be a cognition. This shows that Kant’s concept of experience is as unclear as the ambiguous status of sense dat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