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서와 가장 가까운 동양의 철학 이야기

『청소년을 위한 동양철학사』는 동양 철학의 뿌리와 역사를 청소년들에게 제시해 주려는 저자의 부단한 노력이 엿보이는 책이다. 상고 시대의 신화부터 현대 철학의 흐름까지 동양의 철학사가 어떻게 변천해 왔는지 이 한 권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도록 묶었다.
‘동양의 철학’은 단지 중국 철학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었다. 통상 동양 철학이라 함은 동양에서 발생하여 발전한 철학을 말하는데, 흔히 아는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와 한국의 철학까지 모두 아울러서 말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동양철학사지만, 비단 청소년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대학생, 일반 독자까지 교양인으로서 두루 갖춰야 할 철학의 기본 지식을 습득하고 동양 철학의 본류에 해당하는 중국 철학은 물론, 인도 철학과 한국 철학까지 ‘동양의 철학’에 대한 전체적 조망을 한눈에 할 수 있도록 알차게 엮어놓았다. 특히 동양의 철학가들이 전하는 사상은 참으로 다양했다. 더욱이 이 책에서는 한 시대를 풍미한 동양 철학자들의 출생에서부터 죽음까지 모두 빈틈없이 소개했다. 따라서 “이 사상가에게 그런 면이?” 하고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장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익히 알고 있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저 나열하는 데만 그친 것이 아니라, 좀 더 대담하고 솔직하고 자세하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갔다.
한 예로, 각 인물의 사생활과 에피소드는 읽는 사람에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태어날 때부터 늙어버린 모습이었던 노자, 평생 관중을 위하고 도왔던 관포지교의 대명사 포숙, 친구의 손에 죽은 법가의 지존 한비자, 자신의 침대에 누운 어떤 여인을 피해 출가와 고행을 결심했다는 붓다, 부인이 첫날밤 “말도 마이소, 개입디더.”라는 말을 전했다는 이황 등 우리가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그들의 다양한 모습과 인간다운 면모까지도 모두 엿볼 수 있다. 중간중간 서양의 철학가들과 비교하여 끼워 넣은 팁들은 이 책에서만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묘미다.

철학과 그림과 논술이 만났을 때
이 책에는 실사와 명화 그리고 삽화를 가미했는데 각각의 도판마다 친절하고도 생생한 설명을 덧붙여 당시 상황이 더욱 통사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묶었을 뿐 아니라, 논술적 이해력을 길러주는 ‘철학 논술’과 흥미 있는 소재로 이뤄진 에피소드 ‘삶과 철학’도 등장시켰다. 독자들은 ‘철학’ 하면 고매한 이론이나 고상한 강의만 떠올리던 선입견에서 벗어나 좀 더 친근감을 가지고 책을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통합의 리더십과 종합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글로벌 시대에 이 책을 읽으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사고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동양 철학의 발상지 ‘중국’
저자는 동양 철학이 가장 꽃핀 곳이 중국임을 강조하면서 가장 많은 지면을 활용하여 중국의 철학사를 정리했다. 인류의 4대 문명 발상지라는 영예를 얻을 때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세계 4대 성인 가운데 한 사람인 공자도 등장했는데, 공자와 맹자 그리고 순자가 활동한 시기는 정치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한 춘추전국 시대였다.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기 이전의 시대에 이 ‘유가’들은 시대의 혼란을 바로잡으려고 인의도덕을 부르짖었으며, 이들 주장의 폐단을 목격한 노자와 장자 등의 ‘도가’는 무위자연을 내세웠다. 그런가 하면 똑같은 상황에서 ‘묵가’는 겸애절용을 제창했고, ‘법가’는 실제 나라를 통치하는 면에 주목하여 강력한 법으로 다스릴 것을 제안했다.

내 마음이 이미 ‘가섭’에게 전달되었다
여기에 백가쟁명식으로 각자의 목소리를 냈던 제자백가들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인도에서 처음 생겨난 불교가 달마대사를 통해 중국으로 어떻게 전래되었는지, 선종에서 말하는 염화시중의 미소(이심전심)의 유래가 과연 무엇이었는지도 소개했다. 한편 중국에서 불교가 어떻게 유교, 도교 사상과 융합해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이루어냈는지에도 천착하며, 이후 성리학과 심학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그림을 곁들여 자연스럽게 논의를 이끌어가고 있다.

유교의 시조인 공자가 ‘상갓집 개였다고?
사마천은 공자를 일컬어 왜 ‘상갓집 개’라 했을까? 맹모는 왜 아들에게 돼지고기를 사 먹여야만 했을까? 노자가 도덕경을 쓰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이 책은 이러한 “왜?”라는 궁금증에 대한 대답뿐 아니라, 중국·인도·한국의 대표적 철학자들의 삶과 에피소드 그리고 그들 사상의 핵심을 알기 쉽게 풀이했다. 굽은 나무가 제 수명을 누리고, 물은 파인 곳에 고이며, 그릇의 빈 곳이 도리어 이용되는 원리를 노자의 목소리로 설명하며, 왜 장자는 명분을 위해 굶어 죽은 백이숙제나 도적질하다가 잡혀 죽은 도척의 잘못이나 똑같다고 했는지, 어째서 학의 다리를 자르지 말고 물오리의 다리를 이어주지 말라고 했는지도 풀이해놓고 있다.

인도 철학의 재발견
인도는 고대 철학부터 유물론과 자이나교 그리고 힌두교와 석가모니의 불교에 이르기까지 사상적 여행을 멈추지 않았다. 신들을 찬미했던 시대에서 어떻게 극도로 염세주의적인 우파니샤드 시대로 진입했는지, 왜 유물론자들은 빚을 지면서까지 향락을 누려야 한다고 주장했는지, 자이나교에서는 무슨 이유에서 입으로 불어가며 물을 마시라고 했는지를 밝힌다. 고행과 요가를 행하는 힌두교에서 왜 육식을 금지하는지도 그 이유를 밝히며, 불교에서 강조하는 연꽃의 상징적 의미가 무엇인지, 여섯 가지 공양의 종류와 그 뒤에 숨어 있는 의미가 무엇이고, 염불의 기원은 어디인지, 염불하면서 왜 손으로 염주를 굴리는지 등 알아두면 쓸모 있고 흥미로운 여러 가지 상식을 알려준다.

수면 위로 오른 한국 철학의 계보
한국의 철학에 들어와서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제시한 단군신화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한편, 고구려·백제·신라 세 나라가 본래 똑같은 하늘의 후손임을 밝힌다. 나아가 유교·불교·도교가 고려와 조선을 거치는 시대적 환경에 따라 당시 권력자들과 어떠한 역학관계 속에서 부침을 거듭했는지는 물론 일제강점기를 전후하여 일어난 신흥 종교들의 대략적 내용과 그 의의 그리고 현대 한국 철학의 흐름을 간략하게 짚어나간다. 우리나라 곳곳에 존재하는 이 철학가들의 발자취가 담긴 다양한 현장 사진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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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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