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有名)/ 무명(無名)
노자에게 있어 유명은 명(名)으로, 그리고 무명은 무(無)로 표현될 수 있다. 노자는 개체를 식별할 수 있는 원리를 명이라고, 그리고 관계 맺음의 원리를 무라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어떤 컵이 있다고 하자. 이것은 일단 ‘컵’으로 다른 것과 구별 가능하다. 바로 명의 측명이다. 그렇지만 이 컵은 비어 있어서 아직 술잔인지 물잔인지 결정되지 않았다. 바로 이것이 무의 측면이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