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서야 조끼 단추구녁에 곪은 쌈지끈으로 목을 매달린 커단 지갑이 비로소 움직인다 일원짜리 때묻은 지전뭉치을 끄내들드니 손까락에 연실 침을 발라가며 앞으로 세여보고 뒤로 세여보고 그리고 이번에는 꺼꾸루 들고 또 침을 발라가며 공손히 세여 본다 이렇게 후질근히 침을 발라셋것만 복만이가 또다시 공손히 발르기 시작하니 아마 지전은 침을 발라야 장수를 하나부다.

내가 여기서 구문을 한푼이나마 얻어먹었다면 참이지 숭을 갈겠다. 오원식 (알팍)구문으로 십원을 답센것은 술집 할머니요 나는 술 몇잔 얻어먹었다 뿐만 아니라 소장사를 아니 영득 어머니를 오리밖 공동묘지 고개까지 전송을 나간것도 즉 내다.

고개마루에서 꼬불꼬불 돌아나린 산길을 굽어보고 나는 마음이 저윽이 언짢았다. 한마을에 같이 살다가 팔려가는걸 생각하니 도시 남의 일 같지않다. 게다 바람은 매우 차건만 입때 홋적삼으로 떨고섰는 그 꼴이 가엽고!

「영득 어머니! 잘 가게유」

「아재 잘기슈」

이말 한마디만 남길뿐 그는 앞장을 서서 사(랫)길을 살랑살랑 달아난다 마땅히 저갈길을 떠나는 듯이 서들며 조금도 섭섭한 빛이 없다.

그리고 내 등위에 섰는 복만이조차 잘 가라는 말한마디 없는데는 실로 놀라지 않을수 없다 장승같이 뻐적 서서는 눈만 끔벅끔벅 하는것이 아닌가 개자식 하루를 살아도 제게집이련만 근십년이나 소같이 부려먹든 이 안해다 사실 말이지 제가 여지껏 굶어죽지 않은것은 상냥하고 돌림성있는 이 안해의 덕택이었다 그런데 인사 한마디가 없다니 개자식 하고 여간 밉지가 않었다.

영득이는 즈 아버지 품에 잔뜩 붓들리어 기가 올라서 운다 멀리 간 어머니를 부르고 두 주먹으로 아버지의 복장을 디리 두드리다간 한번 쥐어박히고 멈씰한다 그리고 조곰 있으면 다시 시작한다.

소장사는 얼굴에 술이 잠뿍 올라서 제멋대로 한참지꺼리드니

「친구! 신세 많이졌수 이담 갚으리다」하고 썩 멋떨이지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뒤툭뒤툭 고개를 나리다가 돌뿌리에 채키어 뚱뚱한 몸뚱아리가 그대로 떼굴떼굴 굴러버렸다 중툭에 내뻗은 소나무에 가지가 없었드면 낭떨어지로 떨어져 고만 터저버릴걸 요행히 툭툭 털고 일어나서 입맛을 다신다. 놈이 좀 무색한지 우리를 돌아보고 한번 빙긋 웃고 다시 내걸을때에는 영득어머니는 벌서 산 하나를 꼽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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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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