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우리집에 먹이 있나 붓이있나?」

「그럼 하여튼 나하구 같이 가세」

맑은 시내에 붉은 닢을 담구며 일쩌운 바람이 오르나리는 늦은 가을이다. 시들은 언덕우를 복만이는 묵묵히 걸었고 나는 팔짱을 끼고 그뒤를 따랐다. 이때 적으나마 내가 제친구니까 되든안되든 한번 말려보고도 싶었다. 다른 짓은 다 할지라도 영득이(다섯살 된 아들이다)를 생각하여 안해만은 팔지말라고 사실 말려보고 싶지 않은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저를 먹여주지 못하는이상 남의 일이라구 말하기 좋아 이렇궁 저렇궁 지꺼리기도 어려운 일이다. 맞붙잡고 굶으니 안해는 다른데 가서 잘먹고 또 남편은 남편대로 그 돈으로 잘먹고 이렇게 일이 필수도 있지않으냐. 복만이의 뒤를 따라가며 나는 돌이어 나의 걱정이 더 큰것을 알았다. 기껏 한해동안 농사를 지었다는 것이 털어서 쪼기고 보니까 나의 몫으로 겨우 벼 두말가웃이 남었다. 물론 덜어서 빗도 다 못가린 복만이에게 대면 좀 날는지 모르지만 이걸로 우리 식구가 한겨울을 날 생각을하니 눈앞이 고대고 캄캄하다 나두 올겨울에는 금점이나 좀 해볼까 그렇지 않으면 투전을 좀 배워서 노름판으로 쫓아다닐까 그런대로 미천이 들터인데 돈은 없고 복만이같이 내팔을 안해도 없다 우리 집에는 여편네라군 병들은 어머니밖에 없으나 나히도 늙었지만(좀 부끄럽다)우리 아버지가 있으니까 내맘대룬 못하고 ─.

이런 생각에 잠기어 짜증 나는 복만이더러 네안해를 팔지마라 어째라 할여지가 없었다 나두 일즉이 장가나 들어 두었드면 이런 때 팔아먹을걸 하고 부즈러운 후회뿐으로

큰길로 빠저 나와서

「그럼 자네 먼저 가있게 내 먹붓을 빌려가지구 곧 갈게」

「벼루석건 있어야 할걸 ─.」

나혼자 밤나무믿 술집을 터덜터널 찾아갔다 닭의 똥들이 한산히 늘려놓인 뒷마루로 조심스리 올나스며 소장사란 놈이 대체 어떻게 생긴 놈인가 하고 퍽 궁금하였다. 소도 사고 게집도 사고 이럴 때에는 필연 돈도 상당히 많은 놈이리라.

지게문을 열고 들어스니 첫때 눈에 띤 것이 밤불이 지도록 살이 디룩디룩한 그리고 험상궂게 생긴 한 애꾸눈이다 이놈이 아렛믘에 술상은 놓고 앉어서 냉수마신 상으로 나를 쓰윽 처다보는것이다 바지 저고리에는 때가 쪼루룩 묻은것이 게다 제에는 모양을 낸답시고 누런 병정각반을 치올려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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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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