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론의 철학적 기초와 법관계주의
Philosophical foundations of relational theory and legal relationism
이현경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한국연구재단
법철학연구
2024, vol.27, no.2, pp. 393-479 (87 pages)
한국법철학회
초록
이 글은 최근 학문 분야를 막론하고 부상하고 있는 ‘관계적 전회’의 경향을 법학의 영역에도 받아들여 ‘법관계주의’라는 이름 하에 다각도로 고찰한다. 이 글은 하나의 관점이자 대안적 접근법으로서 관계주의의 중요성과 가치에 주목하면서, 법관계주의의 전반적인 지형을 파악하고 전체상을 그리는 것을 일차 목표로 삼는다. 이를 위해 우선 제2장에서는 토대적 차원에서 관계론의 철학적 기초를 다각도로 탐구한 후, 법에 대한 관계론적 접근으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법이론사적 맥락에서 네 가지로 유형화 ― 법이론에서 법적 관계 개념을 고려하는 정도와 접근법에 따른 분류 ― 하고 그 특징을 분석해본다. 이러한 작업은 기존의 법이론 지형을 관계주의의 틀로 재구성하고 재편하는 일종의 계보학적 탐구로서 ‘법적 관계 개념의 계보학’을 시도한다. 이를 토대로 제3장과 제4장에서는 최근 이 주제와 관련하여 포괄적이고도 체계적인 연구성과를 보여온 대표적인 두 학자 엠마누엘 쥴란드(Emmanuel Jeuland)의 법적 관계 이론과 기돈 A. G. 고틀립(Gidon A. G. Gottlieb)의 관계주의 법이론을 중심으로 법관계주의의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각기 장점과 한계를 검토해본다. 쥴란드가 분석적 차원에서 ‘법적 관계’(혹은 ‘법률관계’) 개념을 중심으로 여러 차원에서 세부 논의를 발전시킨다면, 고틀립은 (주로 국제법적 맥락에서) 거시적이고 현실주의적 차원에서 특히 실증주의(positivism)와 관계주의(relationism)의 대비적 구도 하에 법철학의 본령에까지 접근하는 과감한 논의를 펼친다. 마지막 제5장에서는 관계적 법이론이 나아가야 할 길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관계론적 접근 혹은 관계주의라는 틀 안에서 시도할 수 있는 법철학 각론 차원에서의 다양한 주제 및 관계론적 법이론의 전망을 논하면서 글을 맺는다.
This article examines the recent trend of ‘relational turn’ that has emerged across disciplines and has been adopted into the field of law and jurisprudence under the name of ‘legal relationlism’. The primary goal of this article is to identify the overall landscape of legal relationalism and to paint a complete picture. After exploring the philosophical foundations of relationalism, Chapter 2 categorizes the various attempts at a relational approach to law into four distinct streams in the history of legal theory. This work can also be viewed as a genealogical quest to reconstruct and reorganize the existing legal theoretical landscape into a relationist framework. Based on this, Chapters 3 and 4 examine the legal relation theory of Emmanuel Jeuland and the relationism of Gideon A. G. Gottlieb, two leading scholars who have provided the most comprehensive and systematic discussions of legal relationalism in recent years. Whereas Jeuland provides a juridical dogmatics-friendly discussion centered on the concept of ‘legal relations’ or ‘legal relationships’ at the analytical and micro level, Gottlieb leads to a jurisprudential-friendly discussion at the macro and realist level, especially under the contrasting framing of positivism and relationism. Finally, Chapter 5 concludes by suggesting directions, themes, values, and prospects for the future of ‘legal relationalism’ or relational legal theo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