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상(表象, Vorstellung, representation)

재현이라고도 번역되는 근대철학의 핵심 개념이다 근대철학은 ‘representation’이란 단어가 함축하는 ‘다시 혹은 간접적으로 드러냄’이라는 이미지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근대의 정치철학은 투표로 대표자(representation)를 뽑아서 사람들의 정치적 의사를 대신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 출발했고, 칸트로 대표되는 근대 인식론은 물자체는 알 수 없고 사물은 단지 우리의 감성과 오성에 의해 재구성된 현상을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근대철학의 위기가 ‘표상이나 재현의 의기’로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미래의 새로운 철학은 ‘representation’을 극복하고 ‘presentation’, 즉 ‘직접적인 드러남’과 ‘직접민주주의’를 숙고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강신주, 『철학 vs 철학』(서울: 그린비, 2010), 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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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y Network Architecture (JNA) 최종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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