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여성 노인과 그들의 협회: 유럽인권재판소 기후 결정의 청구인 적격 검토를 통해 본 인권과 기후위기의 관계
Senior Swiss Women and Their Association: An Examination of Victim Status and Locus Standi in the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Climate Jurisprudence
송지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법철학연구
2024, vol.27, no.3, pp. 105-128 (24 pages)
한국법철학회
Ⅰ. 인권 기반 기후위기 대응과 유럽 인권재판소의 2024년 기후 결정
Ⅱ. 제도적 권리로서의 인권
Ⅲ. 인권에 대한 구조적 위협의 가능성과 특성
Ⅳ. 개인이 아닌 협회의 적격: 유럽인권재판소의 새로운 적격이론 분석
Ⅴ. 결론: 구조적 인권 위협의 이론화 필요성
초록
본 논문은 최근 많은 주목을 받은 유럽인권재판소 결정 Verein KlimaSeniorinnen Schweiz and Others v. Switzerland(2024)(‘클리마제니오리넨 결정’)의 청구인 적격 심사를 검토함으로써 기후위기와 인권의 관계를 이해하고자 한다. 클리마제니오리넨 결정은 스위스 여성 노인 네 명과 스위스 여성 노인을 대표하는 비영리 협회를 청구인으로 하였는데, 유럽인권재판소는 스위스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과 개별 개인 청구인의 인권상 피해 간 충분히 긴밀한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개인 청구인의 피해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은 반면, 협회의 청구인 적격은 인정하였다. 이로써 유럽인권재판소는 사실상 새로운 적격 이론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본 논문은, 재판소의 적격 심사는 기후위기가 인권에 대한 구조적 위협(구조적 인권 위협)이라는 사실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법리 진화라고 논증한다. 인권에 대한 구조적 위협은 개인과 제도의 복잡하고 광범위한 상호작용에 따른 인권 위협으로, 인권이 보호하고자 하는 긴급한 이해관심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이 명확한 반면, 개별 행위와 개별 인권 침해 사이 인과관계의 확립은 어려운 것을 주요한 특징으로 한다. 기후위기는, 현재 인류가 직면한 가장 광범위하고 긴급한 구조적 인권 위협이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은 인권의 역할과 특성, 정당화에 관한 인권 이론 논의에 기반하여 국제인권법제가 인권에 대한 구조적 위협의 존재와 중요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논증한다. 국제인권법제는 국가 중심 국제 질서의 정치적 병리들에 대응한다는 목적으로 확립·발전한 바, 초국경적이고 구조적인 인권 위협의 등장을 수반하는 병리에도 대응하도록 진화해가야 한다. 가령, 구조적인 요인에 따른 인권 위협의 경우 개별화된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피해 사실이 존재함에도 많은 경우 법적 인정이 어렵다는 문제, 국가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영역에서 인권 의무 확립이 미흡하다는 문제 등에 대응하는 방향의 진화가 필요하다. 본 논문은 클리마제니오리넨 결정에서 제시된 새로운 적격 이론은 이러한 진화의 한 예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클리마제니오리넨 결정의 새로운 이론은, 개별화된 인과관계가 불분명하지만 인권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명확할 때, 그 영향을 아우르는 집단을 적절한 방식으로 대표하는 협회에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해당 인권 위협의 구조적 특성을 사법 절차에 반영한다. 본 논문은 국제인권법제가 기후위기와 같은 구조적 인권 위협의 사실과 중요성을 청구인 적격뿐 아니라 역외 의무와 같은 영역에서도 반영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체계적인 이론화 작업이 요구된다고 결론 짓는다.
This article explores the relation between climate change and human rights via an examination of admissibility in the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ECtHR) case Verein KlimaSeniorinnen Schweiz and Others v. Switzerland (2024) (KlimaSeniorinnen). In KlimaSeniorinnen, the applicants were four senior Swiss women and a non-profit association representing senior Swiss women concerned about climate change. The ECtHR denied the individual applicants victim status on the grounds that they could not be considered affected by climate change in the relevant manner. Instead, the ECtHR granted locus standi to the association applicant on a new theory of admissibility affording standing to associations that appropriately represent the group of people subject to the human rights threats in question. This article argues that the ECtHR’s admissibility decision is a natural and reasonable doctrinal evolution in response to the fact that climate change is a structural threat to human rights. Structural threats to human rights are widespread threats to human rights that result from complex interactions among individuals and institutions in ways such that, although the adverse human rights effects are clear, particular and individualized causal relations between specific acts and specific rights violations are unclear. On a reasonable understanding of the role, content, and justification of international human rights, human rights are responses to the political pathologies of the current international system. Further, on this understanding, there are principled reasons for international human rights law and institutions to evolve to accommodate new or newly discovered pathologies. Susceptibility to structural threats to human rights is one such pathology, and the ECtHR’s new theory of admissibility responds to this fact by allowing for standing even when individualized causal pathways are obscure. The article concludes by mapping other areas for doctrinal evolution and theorizing in response to the fact that climate change is a structural threat to human righ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