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담의 무의식 개념에 대하여
Bentham’s Concept of Unconsciousness
김원철
한경국립대학교 브라이트칼리지
철학
2024, vol., no.161, pp. 37-59 (23 pages)
10.18694/KJP.2024.11.161.37
한국철학회
초록
『도덕과 입법의 원칙에 대한 서론』에서 벤담은 인간의 마음을 의식, 무의식, 허위의식이라는 세 상태로 분류한다. 이 삼원구도는 위법 행위의 모든 유형을 입법자에게 제공하고자 했던 벤담의 실험적 과업에 활용되는데, 책 전체를 통해 딱 세 번 등장한다. 흥미롭게도 세 번의 등장은 행동, 성향, 법(규칙)이라는 상이한 맥락에서 발생하는데, 이 맥락들은 책 전체의 논증 구조를 이룸과 동시에 새로운 입법과학에 대한 저자의 방법론적 성찰을 투영한다. 입법자를 위한 위법 행위의 목록을 제시하겠다는 실천적 목표는 입법과학의 올바른 방법론에 대한 고민을 수반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이 의식-무의식-허위의식이라는 삼원구도의 발명이다. 본 논문은 이 삼원구도의 맥락적 의미와 기능을 통해 벤담의 무의식 개념을 규명하였다. 마땅히 존재해야 할 의식의 부재는 의도성의 영(zero)도에서 행동의 발생 과정을 원천적으로 재검토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본 논문의 최종 결론이다.
In his Introduction to the Principles of Morals and Legislation, Bentham categorizes the human mind into three states: consciousness, unconsciousness, and false consciousness. This triad appears only three times throughout the book. What is interesting to us is that these appearances are related to the three stages of analysis – action, disposition and rule -, which constitute the book’s argumentative structure. They also project the author’s methodological reflections on the science of legislation. The pragmatic goal of providing a list of offenses for legislators inevitably entails thinking about the proper methodology of legislative science. The result of this reflection is the invention of the triad of consciousness, unconsciousness, and false consciousness. In this paper, I examine Bentham’s concept of unconsciousness through the contextual meaning and function of this triad. My final conclusion is that the absence of consciousness, as it should be, provides an opportunity to fundamentally reexamine the generative process of action from the degree zero of intentionality.
